5월 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복자103위를 성인품에 올리는 시성식이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집전으로 거행되었다.
교회tk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 결정적인 감동적 순간、곧 복자 김대건 안드레아 외 102위를 성인으로 결정하고 성자의 명부에 기록하고 거룩한 순교자들의 일원으로서 전교회에서 그들을 경건히 공경하여야 한다는것을 선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역사적 시성선언문 발표의 순간은 이 땅에 103위의 성인이 탄생하는 위대한 사건적 은혜의때였던 것이다.
진정 이 땅에 성인이 탄생했다. 이 민족에도 103위의 성인이 탄생했다. 일반신도에 의해 창설돼 피를 밑거름하여 복음을 가꿔온 한국천주교회에 성인들이 탄생하였다.
이야말로 민족의 고난사와 더불어 고통을 겪은 2백년의 역사의 열매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의 선물인 것이다.
성인공경과 시성식은 그리스도교의 신심의 하나인것이다.
하느님의 은혜가 추상적인 것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이나 기분을 바꿔 고양시키는 肉化的 현실인 이상 교회는 하느님의 은혜가 그 지체인 신자들에게 있어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인정하고 그 은혜를 주시는 주님을 찬미한다 하여 교회의 최고권위자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교회가 순교자 103위에게 보내는 최고의 영예인 시성의 영예를 가지고 그를 증명한 것이다. 사실 은혜를 인정하고 그것을 공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성식인 것이다
그런데 시성식은 가톨릭 교회사상 지금까지 「로마」성베드로 대성전에서만 거행하는것이 관례였기에 아직껏 「로마」「바티깐」을 벗어난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교회사상 최초로 아시아권의 한국 여의도 광장에서 그 시성식이 거행된 사실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복자 103위의 시성 그자체도 참으로 은혜로운 역사적 사건인데、더우기 그 시성식을 한국 땅에서 거행할 수 있었다는것은 더할나위 없는 하느님의 은혜로운 선물인 것이다. 2백년의 역사를 가진 젊은 한국으 교회로서는 물론이려니와 전세계의 교회 역시 마찬가지로 103위의 시성을 기뻐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시성식의 감격 뒤에 어두운 사회속의 오늘이 순간까지도 피를 흘리고 있는 북한의 침묵의 교회와 형제자매들을 상기할대 마음의 아픔을 금할 길이 없다. 만일에 우리들이 그들을 잊고 시성을 기뻐한다면 오늘의 피흐름에 무관심한 채 지난날의 피흐름을 어떻게 신앙으로서 받아들일 수있겠는가 말이다. 순교적 믿음을 사는 우리의삶은 민족과 오늘의 시대에 충실하고、그리스도와 그 복음에 충실하고 교회와 교회가 이 세계안에서 지니고있는 사명에 대한 충실에 있는 것이다.
무릇 순교는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며 순교자는 그리스도의 증인인 것이다. 103위성인들은 지난날의 증거이자 증인일뿐만 아니라 오늘날에 있어서도 우리 마음안에 살아서 증거하고 있는 위대한 증인인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이 잊어서는 안될것은 이 위대한 영웅、순교 성인이 평범한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의 안에도 살아있다는 것이다.
103위 성인들은 단지 역사상의 위대한 인물일뿐만 아니라 그들에 의하여 우리들 자신이 자기안에 있는 순교 성인의 현실을 발견 하는것에 의해서 그들 성인의 순교는 정말 살리워지는것이다. 103위 성인들의 마음、그것은 하느님의 은혜에 의해 지금 당장 우리들 가운데에 살아있는 마음이다.
성인은 윤리적 모범이나 추상적 이념이 아니라 시대 안에 하느님의 은혜가 肉化한 것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바 우리는 그성인과의 사귐을 통하여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에 도달토록 애써야 할 것이다.
시성식의 열매는 교회와 더불어 모든 그리스도의 백성이 가난의 영성에 철저하고 복음을 사는 가운데 사회의 한복판에서 민중들과 함께 슬픔 고뇌 실의 절망 좌절을 같이하며 그들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삶을 더불어 살아감으로써 맺어질 것이다. 더욱 한국 사회에 있어서 실상과 허상을 분별하여 진리를 위한 고발적 예언직을 충실히 하느냐에 따라서 시성의 열매가 제대로맺느냐 못맺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시성식의 감동적 감정에 사로잡혀 외부적 신심에만 몰두할대 시성식의 열매와 아울러 그 역사적 의미는 자연히잃고 말것이다
우리의 시대가 병든 시대일수록 103위 성인의 존재는 빛날것이고 암흑의 사회에 희망의 빛을 비추는 그 빛을 우리는볼것이다. 이 빛은 개인에게도 가정에도 사회에도 국가에도 민족에도 그리고 국제간에도 악의세력의 지배에 속지않도록 우리의 눈을 열어주는 하느님으로부터의 빛、그리스도의 빛인것이다.
한국의 순교자 103위 성인은 「이 땅에 빛을」비추며 탄생하였다. 전세계의 선의의 사람들은 모두가 그들의 시성을 축하하며 우리조국 한국을위하여 기도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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