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놀외방전교회의 한국진출 60주년이 되는 회갑을 맞아 同會 한국지부는 지난 5월 30일 명동대성당에서 기념미사 봉헌과 아울러 기념식을 가졌다. 우리는 한국진출 60주년을 맞은 메리놀외방전교회에 축하의 인사를 보내면서 복음선교를 위한 그동안의 노고에 위로와 감사의 뜻을 표한다. 메리놀외방전교회는 우리민족의 苦難史와 더불어 함께 이 땅에서 복음선교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우리 조국이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유린돼 아픔과 슬픔으로 괴로움 속에 허덕였던 시기인 1922년 11월 인류복음화 성성으로부터 평양지목구의 사목을 위임받아 1923년 5월 한국지부를 출범시킴으로써 메리놀외방전교회는 당시 비통의 한국 땅에 진출하였던 것이다.
약소민족에 진출한 선교사들이 그들의 본국 제국주의 세력과 함께 움직여 식민지정책의 일익을 담당하는 따위의 양상을 보였던 일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 진출한 메리놀외방전교회는 오히려 반대로 제국주의 세력의 탄압하에 자기헌신을 하는 가운데 사목을 하여야만 했던 것이다.
사실 3·1운동이 있은지 몇 해 안 되는 우리 국내의 제반정세는 매우 어지러워 사목하는데 그렇게 좋은 환경은 못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역사적 현실 속에서 평양지목구의 사목을 말고 나섰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1935년 10월 2일부터 3일간 한국천주교 전래 150주년 기념경축대회를 평양교구 주최로 거행하는 등 日帝下에서 자유와 평화의 잔치를 통해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기백을 일본인들에게까지 과시하였다는데 우리는 주목하는 바이다.
더우기 교구장 목 주교는 평양교구 평신자대회를 열어 가톨릭운동연맹을 조직케 하여 문맹퇴치 운동을 전개, 신자 비신자 구별 없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가난한 아동을 모아 헌신적 봉사에 열을 올리게 하였다.
이 문맹퇴치 운동을 통해 평양교구를 담당한 메리놀외방전교회가 일본의 식민지 압정하에서 관서지방이 중부지방에 비하여 조선시대·문화의 혜택을 비교적 덜 입었던 결과인 그 많은 문맹자들의 퇴치에 사목적으로 앞장섰다는 점은 교회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민족사적으로 재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1941년 12월 8일 미국에 선전포고한 후 메리놀외방전교회 성직자들은 모두 감금 및 연금되어 마침내 한국 밖으로 강제 추방되었던 것이다.
해방 후 다시 한국에 진출하였으나 3·8선으로 남북이 분단되어 북한에서의 사목선교가 불가능해져 사도적 일터를 잃은 메리놀회방전교회는 충북지방의 사목을 담당, 1958년 청주교구 설정에 착수했다. 그밖에 인천 부산 등 8개 교구에서 현재사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민족의 고난과 조국의 비극에 동참하여 한국인과 함께 아픔을 씹으며 60년 동안 메리놀외방전교회는 이 땅에서 복음을 심고 가꾸며 오늘의 꽃을 피게 한것이다.
우리 한국의 가톨릭은 이들 메리놀외방전교회의 선교사에 감사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겠다. 그리하여 교회 창립 2백주년을 맞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적방한과 103위의 시성식을 지낸 우리는 이 선교사들의 메시아적 사명의식과 그 활동을 귀감삼아 우리가 선교3세기를 향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그리스도 안에서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메리놀회방전교회 등 외국선교사에 의하여 이만큼 성장한 한국교회는 이제 한국외방선교회를 중심으로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의 외국에 한국인 선교사를 적극 파견하는 사도적 열의와 사목적 배려를 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민족의 복음화와 아울러 조국통일을 위하여 복음 선교에 가일층 전교회가 불타는 정열과 성의를 다하여야 하겠으나 21세기와 대결하는 마음가짐으로 다른 민족의 복음 선교에도 노력할 때 이 땅에 그리스도의 빛은 더욱 빛날 것이다.
진심으로 메리놀외방전교회의 한국진출 60주년을 거듭 축하하며 이 전교회의 선교사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뜻에서 우리는 선교3세기라는 중대한 싯점에서 외국 땅에 그리스도의 빛을 밝히는 선교 사업을 적극으로 추진하기를 강조해 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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