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천주교 묘지에 갔다. 묘역 안에 세워진 성모상을 보고 모두 한마디씩 했다. 「너무 밉다」고.
눈이 먼것 같이 보이고 코도 이상했다. 아마 비석 만드는 석공의 솜씨 같다면서 이구동성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언젠가는 어느 본당의 성서ㆍ성물판매소에서 너무 조잡한 성상(예수님ㆍ성모님ㆍ요셉 성인 등)을 파는 것을 보고 거의 구역질이 나는 것을 간신히 참은 적도 있었다.
성상은 우리 신자들이 성당 안팎、가정 혹은 묘원에서 일상 대하면서 실제 예수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 요셉 성인 기타 여러 성인들과 만나고 그분들의 현존 속에 신앙을 키워가는데 없지 못할 모상이다. 조잡하고 무성의하게 흡사 관광지에서 파는 싸구려 천하대장군이니 지하여장군이니 하는 것들같이 만들어진 크고 작은 성상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님께 대해서 품고 사는「크고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원의가 반은 줄어들려고 한다.
왜 좀더 아름답고 거룩한 영혼이 깃든 성상을 만들지 못할까? 가톨릭미술가 (화가ㆍ조각가 등)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분들은 신앙은 젖혀 놓고 예술을 위한 예술작품만 제작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들의 성전이나 성상、성물을 제작할 때는 반드시 실력이 있는 그 분야의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에 따르는 금전문제가 있겠지만 가톨릭 미술인들이「하느님께 나의 예술 모든 것을 봉헌 한다」는 정성으로 노력 봉헌을 한다면 걸작이 나오고 하느님 대전에도 훌륭한 사도적 예술가로서 응분의 은총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상품으로서 아무렇게나 성상이나 성물을 만들어 파는 비양심을 가진 교우가 있다면 마땅히 다른 일로 생업을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들의 신심에 얼룩을 남기는、안 하느니만도 못한 제작은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십자고상이나 묵주알 하나 십사처 한 장면ㆍ스테인드글라스 한 면에서도 우리는 지고지선한「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다른 인형이나 장난감과는 엄연히 다른 격과 아름다움과 영혼이 깃들어야 하는 만큼 졸속제작이나 태작이 용납될 수 없다.
우리들의 모든 성전과 성상 성물이 모두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으로 단장되고 제작될 수 있도록 새 성전을 지을 때는 신심 깊은 미술인의 자문과 협력을 받고 성상ㆍ성물제작업소의 관리를 철저히 해주기를 삼가 제언하는 바이다.
아울러 2백주년 기념품이 대량 생산 보급되고 있는데 그 물건 하나가 대를 물려가면서 2백주년을 기릴 수 있게끔 견고하고 품위 있게 만들어졌는지도 검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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