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기남 바오로 대주교님의 서거는 한국천주교회의 큰 별이 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주교 노기남 대주교님의 서거는 나로 하여금 하느님께서 짜나가시는 계획은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재삼 발견케 해주었다.
29일 장례미사에 참여도중 나는 하느님께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안하지만 하느님의 계획을 저는 알아버렸다구요』
-여기까지 쓰고 나니 독자들이 의아해하실 것 같아서 혼자 미리 씨익 웃고 나서-
극과 극은 통한다는 그 원론을 잘 쓰시는 하느님의 방법론은 창조때부터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본다.
1845년 8월 17일이 서품일이고 1846년 9월 16일이 순교일인 최초의 한국인 신부님이신 성 김대건 신부님과 10월 26일에 서품을 받으시고 1984년 6월 25일에 노환으로 선종하신 한국최초의 주교 노기남 대주교님을 비교하는 것이 바로 그것.
김대건 신부님은 1년1개월이라는 1번 타자의 한국사제답게 1자를 독점하기시를 순교로 이룩하셨고 노 주교님은 53년 8개월만에라는 오(5)래삶(3)을 통하여(합하여)팔(8)방으로 일하시어 8개월 만에 노환으로 선종하셨으니 가히 비교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노 대주교님의 장례일인 6월 29일은 베드로ㆍ바오로의 축일인데 예수님은 하느님으로 못 박혀 돌아가셨고、베드로 사도는 인간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이라서 더구나 이렇게 생각 안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창조때부터 빛과 어둠을 내셨고 하늘과 땅、물과 불을、이어서 원조에게 영원한 행복을 주셨었고 유한한 삶의 고욕을 내리셨고 노아의 가족만 살리시고 모든 인류를 멸하셨고 인간들은 바벨탑을 쌓았고 하느님은 이를 흩으셨고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은 외아들이였고 이사악은 아들이 열둘이었고 야곱은 에집트에 팔려가 종살이를 했었고 이어 재상에 올랐고、에집트는 이스라엘 민족을 환대하였었고、추방하였고、그리고 모세는 그야말로 희망과 절망、순종과 배반의 민족사를 알게 하였다.
아이로니칼하다면 의문으로 그치겠지만 하느님의 교육방침 내지 인류 삶의 진상이라면 연속극은 더욱 명백해 진다.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에 요한과 예수님의 비교가 그렇고 예수님의 제자들 12명 중에서 신앙고백의 모범상을 받으실 베드로가 있었고、예수님을 배신하여 팔아넘기고 자살한 유다스가 그렇다.
또한 예수님 자신도 역시 초라한 탄생과 승천、인간답게 돌아가심과 하느님답게 부활하심、극과 극을 이어 하나라는 심오한 뜻을 우리에게 남기심은 오늘 다시한번 무엇인가를 깨우쳐주신다.
지금 이 글을 맺으려다 생각나는 것은 역시 본당을 맡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한 가정에 신자가 냉담자와 함께 사는 재주 있는 신자들을 생각하며 다시한번 뜻있는 미소를 짓고 가정성화라는 사목의 어려움과 가정성화 후의 사목의 쉬움을 느껴본다.
하느님의 계획은 극을 하나로 이루라시는 일을 우리 모두에게 맡기시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신앙생활의 일깨우심에까지 전개하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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