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중앙의료원 자선진료소는 1964년 5월 1일 설립되어 금년에 벌써 20주년을 맞이하였다. 가난 때문에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보다 큰 사랑을 베풀어왔던 20년간이 이 땅 곳곳에 흘러갔다.
특히 설립 이래 점진적인 증가추세를 보여 오던 중 1974년 9월 2일 현재의 건물인 자선진료소로 신축하여 새로운 발족을 보게 되었다.
진심으로 자선진료소의 20주년을 경축하며 아울러 그동안 소리 없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뿌리면서 사랑을 심어 온 많은 수고와 노력에 감사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문명의 혜택이 눈부신 만큼 과연 모든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의 고통에서 완전하게 헤어 나왔는가 하는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도 『아니오』라는 대답이 더 강하게 울려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번영이 곳곳에서 돋보이고 있는 그 순간 정신적인 가난과 공백은 오히려 크게 우리의 마음을 좀먹고 있다. 노인문제 장애자문제 지난날 결핵 나병을 비롯 각종 질병들은 어쩔 수 없는 가난과 함께 우리사회를 어둡게、또 비참하게 만든 주요인들이었으나 경제의 성장과 함께 이 같은 요인들은 상당히 약화되어 왔다.
또 의료기술의 발달과 예방의학의 새로운 인식 등은 불완전함 속에서도 시도되어 사회보장제도 등과 더불어 가난과 질병문제를 큰 폭으로 줄이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공해문제、청소년문제、교통사고、성인병문제 등등 끊임없이 발생하는 제반 문제들은 어느덧 우리의 마음을 공허하게、그리고 가난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새로운 비참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현상 속에서 가톨릭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랑의 의술을 펴나가야 하는 가톨릭 의료기관의 사명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이 중요하고 또 막중하다. 날로 삭막해져가고 비인간화로 치닫는 세태 속에서 따뜻한 사랑、진실한 나눔으로 충만된 가톨릭 의료기관이야말로 그리스도를 증거 해야 하는 이 땅의 교회가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사명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가톨릭 중앙의료원이 어려운 시대적인 여건 속에서 「자선진료소」를 발족시키고 20년간 길러왔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를 표하고 싶다. 참으로 소중한 사랑의 행위라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현재의 자선진료 행동반경이 보다 폭넓게 확산되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방안들을 강구하기를 제안해본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환자들을 위한 제도가 「자선진료」라면 그 혜택을 받아야할 사람들은 우리의 주위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을 거듭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물론 의료사업의 방법에 있어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의료보호 환자 및 일반 극빈 환자의 진료에 중점을 두고 특히 여러 사회 사업회와 나사업가연합회 등에 수용되어 있는 불구 환자 및 적십자사를 통해 의뢰되는 극빈 가정의 언청이 환자 시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자선진료를 요청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환자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시실이다.
가톨릭교회의 사명을 얘기한다는 것은 진부한 생각이 들긴 하나 봉사하는 나눔의 공동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 의해서 자선환자의 진료과정에 수반되는 물질적 문제·사회적 문제·심리적문제 등의 해결을 돕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보다 차원 높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성모자선회를 조직하여 제반행동의 도움을 주고 있는 자선진료의 제반활동은 앞으로 원목실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여 그리스도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자선진료소의 업적이 지대함은 모두 아는 바이나 교구산하 각 교회 및 기관에서 의뢰되는 자선환자의 진료를 점진적으로 확대실시 할 것이며 진료과정 및 이에 수반된 봉사활동을 위해 원목활동의 강화를 극대화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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