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자식 또 오줌 쌌지. 망할 놈의 자식、매일 앉아서 오줌만 싸고』하며 D군은 또 다시 아이의 복부를 때려낸다. 『때리지마 일부러 싸는 것이 아니잖아』하고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그를 만류해본다.
D군도 화를 낼만은 하다. 우리 방에는 어린 신체부자유자뿐 아니라 불구자와 노약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말도 잘하지 못하고 배가 마치 올챙이배처럼 부른데다 눈썹은 언제나 일본 사무라이처럼 치켜뜨고 앞쪽만 멍하니 바라보며 찌푸린 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하루 세끼 밥이 배식될 때면 그에게는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열심히 밥을 퍼내는 D에게 아는「응응」하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그에게 덤벼든다. 화가 난 D가 따귀라도 한대 갈기면 아이는 필사적으로 식판을 가슴에 안고 문 쪽으로 냅다 도망친다. 나는 안타까워서 먹다 남은 내 몫을 D군 모르게 그 아이에게 주면 그는 금방 짜운 반찬까지도 훌떡 해치워버린다. 먹는 데만은 누구보다도 애착이 강한 그 아이가 하루는 귀를 만지며 신음하고 있었다. 왼쪽 귀를 보았더니 퉁퉁 부어 있는 것이 아닌가! 얼른 의무실로 데려갔다. 무사히 수술을 끝내고 그를 데리고 나오면서 나는 찡하는 무엇이 다가옴을 느꼈다.
나는 그날로부터 이 아이의 수발을 자청해서 맡게 됐다. 먼저 아이를 데리고 오전 오후 하루 두 차례씩 손목을 잡고 걸어 다니면서 운동을 시켜 보았다. 그리고 밥을 먹은 후 대소변은 화장실에서 보도록 연습을 시켰다.
나는 그동안 실천해 오던 자정 기도때 이 아이를 위해 주님께 간절히 기도드렸다. 삼라만상이 잠든 고요한때 드리는 자정기도를 통해 나는 위대한 주님의 기적을 체험한 적이 있었다. 10여년전부터 노환으로 양쪽 귀가 영 들리지 않아 자정 기도때면 삼손처럼 주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한달도 채 안된 어느 날 나 자신도 이상하다고 느끼며 한쪽 귀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때 주님의 사랑에 눈시울을 적신 적이 있었다.
날이 갈수록 아이의 행동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바치는 기도를 하루도 걸르지 않았다. 이제 아이는 이른 새벽잠만 깨우면 내 손목을 잡고 화장실을 잘도 다닌다. 내 나이 이미 인생 황혼을 거닐고 있는 일흔、이 생명 다할 때까지 가련한 이 아이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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