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이거 답답해서 배길 수가 있어야지、앞을 보면 담벼랑이고、비가 오면 흙탕물이 튀고 아이들이 놀다가 공을 던지고 나를 발로 문지르고…』하며 성당 벽의 벽돌들이 감정을 터뜨린다. 아래쪽의 벽돌이 드디어 입을 연 것이다. 바로 그 위에 있는 벽돌이 『아-그거 참、좀 가만있어. 네가 배겨있지 않으면 난 어떻게 하란 말이냐!』하니까 아래벽돌은 『이봐、저 위에 있는 벽돌들은 참 좋겠어.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고. 저 봐、좀 으스대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아?』이 소리를 듣고 있던 꼭대기의 벽돌이 응답해온다. 『말도 마、누가 날 좀 바닥에 내려다 놓아주면 좋겠어. 도무지 높아서 현기증이 나고 찬바람이 볼을 때릴 땐 어휴! 그뿐인 줄 알아? 공포심、불안감 아슬아슬 너 이런게 뭔 줄이나 아냐?』하며 벽돌들은 본격적으로 투정을 벌여놓기 시작한다.
이때에 기강을 이루는 기둥이 말한다. 『여보게들、그러지말어. 우리들의 몸은 서로가 딱 붙은 한 몸이야、그리고 우리 몸 전체를 하나로 받쳐주고 있는 저 아래에 눌려 있는 베드로를 보면 나는 항상 감탄해 마지 않어』성당정문도 여태 입을 다물고 있다가 한마디 한다.『성당을 찾는 사람들을 볼 때에 나는 서 있는 보람이 나. 난들 누워보고 싶지 않겠니? 그래도 드나드는 신자들을 보면 하느님을 알아 받들어 모시려는 그 표정을 볼때에…』성당의 바닥도 이야기한다. 『문이 아주 좋은 것을 느꼈는데、나도 그래. 되도록 많은 사람이 나를 밟아주면 나는 이제부터 더 기쁠 것 같애. 벽돌ㆍ기둥ㆍ문ㆍ천정 모두 우리는 하나로 딱 붙어있는 한 몸이고 우리 모두는 불평보다는 기초를 이루고 있는 베드로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니?』
이러한 이야기가 있은 후 보람 있고 기쁜 감정으로 정리된 성전은 일요일을 맞이하게 된다. 벽에 붙은 스피커가 이날 제일 많은 말을 하던 중에 『벽돌 하나하나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여 기초가 든든할때 견고한 성전이…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마태16、18)』등의 너무 좋은 말을 많이 한다. 이날 저녁에 성당의 반석은 모두 자기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들은 후 수줍어 송구스러워 하면서『선생님은 살아있는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입니다라고 고백을 했기 때문에 시몬은 베드로(반석)라 불리웠으니 이 성당 안에서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도 역시 베드로가 되는 것이라 봐야해. 신자들 모두가 다 각기 베드로이고 교회가 되는 거야』하며 결론을 짓는다.
그렇다. 이 세상에 실재하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신자들 자신이 곧 교회인 것이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본받아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교회의 모습이며、비 신앙인이나 타 종교인을 앞에서 살아있는 교회의 모습을 우리가 보이는 것이다. 사회 안에 튼튼히 서 있는 반석이 바로 우리 자신들인 것이다. 성전건물을 이루고 있는 기둥이나 벽돌、대문 등의 자부심보다 더 크고 강한 신앙의 자부심으로 교회를 받치는 반석이 되어야함은 참으로 신앙인다운 생각과 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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