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2년 11월 26일 추기경회의를 폐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지 1950주년이 되는 1983년을 특별 성년으로 선포、사람들의 마음에「인간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구속 사업에 대한 보다 큰 공경과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였다.

이에 따라 1983년 특별성년은 1983년 3월 25일 개막、1984년 4월 22일 부활대축일에 폐막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주교단의 요청을 받아 들여 한국교회에 특별 성년 기간을 교회력으로 금년도 마지막 주일인 11월 25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 연장시켜 주었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특별성년 기간 중에 있다.

한국주교단이 지난해 5월 교황에게 한국교회에 특별성년 연장을 요청한 이유로는『1984년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보다 뜻 깊게 기념하고、한국 신자들이 2백주년을 계기로 구원의 은총을 더욱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하고、2백주년 기념과 특별성년이 함께 끝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세계교회 가운데 유일하게 특별성년 연장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한국교회는 특별성년 연장기간이 앞으로 3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적극적인 사목대책이 없는 듯한 감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사실 한국주교단이 교황에게 특별성년 연장기간을 요청한 이유를 살펴보면 별다른 사목대책 수립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님은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러나 특별성년의 연장기간동안 한국교회가 의미부여에만 자족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선교 3세기를 향한 일대 전환의 계기를 삼기위해 특별성년의 의미를 상기시키고 성년의 대사를 얻을 수 있는 사목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번 특별성년 선포문에서 성년에 대한 일반적인 지침만을 제시하고、보다 구체적인 사목적 규정과 제한을 만드는 임무는 각국 주교회의나 각 교구 교구장에게 임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년선포문을 통해『성년을 선포하여 지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구원의 은총을 나누어 받기위해 필요한 자세인 참회와 회개를 진작시키는데 그 뜻이 있다』고 천명하고 『근본적인 중요성은 전대사를 얻기 위한 두 가지 중요한 조건、즉 인간의 불행과 하느님의 자비가 만나는 곳인 개인적이며 온전한 고백의 성사와 성체성사를 합당하게 받아 모시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신부들에게 보다 틈을 내고 헌신해서 구원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대의 기회를 신자들에게 제공해줄 것을 권고한바 있다.

따라서 모든 사제들이 교황의 이 권고에 충실했는지 자성하는 한편 교황의 권고에 더욱 충실토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사목적 배려라고 여겨진다.

또한 성년기간 동안 전대사를 얻을 수 있는 각종 방법을 신자들에게 정기적으로 공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 교구 성년성당 참배를 비롯 성년대사를 얻기 위한 교구차원의 행사개최、성년을 위한 미사봉헌、말씀의 전례와 참회예절 실시、성대한 세례성사나 다른 성사집행、십자가의 길 기도 등은 성년선포문에서 밝힌 전대사를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이다.

이러한 지침은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이며 모든 본당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미사나 행사、기도회 등에 성년의 의미를 부여하는 사목적인 관심이 요청되는 것이다.

특히 성년선포문에서도 요구한 바 있는「성년과 관련시킨 본당활동 조직구성」은 지금이라도 지침을 마련、시도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그리고 각 교구 성년성당으로 지정된 주교좌성당、순교복자성당 성지성당 등은 성년지정 성당임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성년위원회 활동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한국주교단은 지난해 특별성년이 개막되자 성청지시에 따라「한국성년위원회」를 결성、그 기능을 2백주년기념 정신운동위원회에 위임한바 있다.

한국성년위원회는 11월 25일 성년폐막식행사 계획을 비롯 특별성년 연장기간동안의 사목방안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