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갑룡 주교가 8월 29일 대전교구 제3대 교구장으로 착좌함으로써 대전교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전임 2대교구장 황민성 주교의 선종으로 5개월간 교구장 공석상태에서 지내온 대전교구민들에게는 새 교구장착좌가 무엇보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으리라.
뿐만 아니라 경갑룡 주교의 대전교구장 착좌는 교구장 공석기간이 길어짐으로써 한국교회 전체가 균형적인 발전을 기하는데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까 염려해 온 많은 사람들에게 안도와 함께 큰 희망을 안겨다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금년은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이란 뜻 깊은 해로 2백년 역사의 전통과 저력을 밑바탕으로 3백년대 교회의 새장을 열려는 시점에서 경갑룡 주교의 착좌는 시의적절하고 또 최적임자라는 평을 듣고 있어 축하와 더불어 큰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오늘날의 대전교구는 하느님 백성들 간의 불일치와 이로 인해 파생된 불화와 불목 등이 교구전체를 침체의 늪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근본원인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각 직분의 고유한 사명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데 주요인이 있지 않을까 보여 진다.
이런 점에서 경갑룡 주교가 취임사에서 밝힌 말씀 가운데 우리에게 경각심과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눈에 띄인다.
취임사 중에서 경 주교는『주교가 자기 카리스마나 능력만을 믿고 교구를 다스리려고 할때、사제들이 사제직의 특권만을 내세울 때、평신도들이 자기의 사회적 지위와 능력만을 생각하고 교회내외 직분위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활동할 때、그 교회는 더 이상 하느님에 의해 유지되는 교회가 아닐 것이며 더 나아가 그 교회는 하느님의 교회라 볼 수 없다』고 천명했다. 또『교회가 세기를 통해 가장 어려운 유혹이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교회를 인간의 힘에 의해서만이 유지하려는 시도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 주교는『오늘날 온갖 부패현상 악의 세력들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그 원인이 있으며 우리가 이 땅의 빛 그리스도의 빛으로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 해결책으로 경 주교는『마음으로부터 모두 겸손되이 주님께 돌아가 회개하자』고 호소했다. 회개로 주님께 돌아갈 때만이 하느님의 교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대전교구의 나아갈 길은 분명히 정해진 듯하다. 전교구민이「그분은 점점 커져야하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한다」를 모토로 삼고 있는 새 교구장을 중심으로 일치ㆍ단합할 때 인간의 교회가 아닌、하느님의 교회가 대전교구 속에 뿌리내릴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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