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나 많아졌다. XX라면ㆍXX당면ㆍ단 몇 분이면 간단히 요기가 되는 즉석라면 등등、날마다 새롭게 개발되어 선보이는 라면들을 입맛에 따라 골라먹는 재미도 괜찮은 것 같다.
더욱이 지난번 LA 올림픽 때는 가난 때문에 라면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금메달리스트들이 여러 명이나 탄생、이를 지켜보던 여러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수재로 수많은 수재민들이 겪어야 했던「구호라면」은 입맛으로 골라먹는 라면이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승리의 「밑거름」이 되었던 그때의 라면과는 그 맛이 결코 같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졸지에 맨몸으로 수중가옥을 탈출、망연한 마음으로 먹어야했던 라면의 맛을 상상으로 어찌 알아낼 수가 있겠는가.
그 무렵 서울가톨릭 사회 복지회는 식사 한 끼를 맡아 해결해줄 본당을 찾아 수재민과 연결해주는 이색결연을 시작하고 있었다. 「한 끼의 밥」이라지만 ○○국민학교에 수용된 수재민들의 숫자를 따져보면 결코 수월치가 않았던 중매인 것은 분명했다.
교회장상이 그 현장을 찾아 금일봉으로 밥값을 전했고 이어 몇몇 본당들도 선뜻 호응、수재민들은 10여 끼니 만에 라면이 아닌 우리의 주식을 대할 수가 있었다.
물론 여건상 격식을 차린 밥상이 아니라「주먹밥」에 불과했지만『밥을 먹으니 조금은 살 것 같다』는 것이 그들의 표현이었다.
어쨌든 수재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따뜻한 동포애로 대변되는 수재의연금품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다.
그 수치가 기타 다른 모금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엄청나다는 사실 또한 마음을 든든하게 해준다.
여기서 우리는「버는 것 이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옛말을 거듭 생각하게 된다.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고 쌓여진 동포애가 꼭 필요한 곳의 사람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어 질때 많은 사람들은「어이없이 당한화」에 대한 분노를 조금이나마 잊게 될 것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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