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움」앞에、「강좌」ㆍ「세미나」앞에「여성」이란 단어가 붙는 일이 빈번해진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어떤 이들은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그 같은 현상은 여성 스스로가 자아의식을 되찾아 확립해 가는 물적 증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회변천(발전)과정의 한 흐름으로서 이제 한국은 그 흐름 속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가톨릭 여성연합회가 지난번 총회를 통해「여성 심포지움」을 재확인한 사실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본다면 소리 없이 있는 듯ㆍ없는 듯 뒷편에서 노력봉사로 만족해하던 교회의 여성들.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치러 내면서도 모든 영광은 하느님과 앞자리의 남성들에게 기꺼이 돌렸던 여성들의 눈이 조금씩 떠가기 시작했다고 할까.
이제 두 번의 심포지움을 실시한 어린나이에 불과하지만「여성 심포지움」은 무수한 여성 신자들의 소박한 기대를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막중한 책임을 느껴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더구나 10월초에는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마련하는 세미나가「성서 안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성서 안에서부터 여성고유의 역할과 책임을 찾아내겠다는 일련의 움직임들은「책임 있는 역할」「비중 있는 참여」를 향한 의지의「일보」라는 점에서 무조건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한국교회 초기역사를 통해서도 우리는 이미「강완숙」「이루갈따」및 성인「유소사」같은 위대한 여성들의 행적에 놀란바가 있다.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야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부녀자들과 어린이들을 피붙이처럼 돌보면서 참 신앙인의 길을 걸었었다.
가정을 이끄는 어머니의 역할 외에 교회를 지키고 소외계층을 돌보았던 그들의 足迹은 참으로 귀한 교훈을 준다.
심포지움도 좋고 세미나、강좌도 다 좋다. 어떤 형태를 빌리든 여성의 의식은 보다 높은 곳을 향해 계발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단하나 훌륭한 이론ㆍ지식의 습득을 그대로 머리에 묻어 두지는 말자고 호소하고 싶을 뿐이다.
취한지식ㆍ계발된 의식은 필요한 여성들을 위해 활용되어져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앞서 배우고 얻은 이들의 신성한 의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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