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와 바오로 정하상 외 1백1명의 한국순교자들을 성인으로 판정하고 결정하여 성인들 명부에 올리는 바이며 세계교회 안에서 이분들을 다른 성인들과 함께 정성되이 공경하기를 명하는 바이다』라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지난 5월 6일 여의도에서 있은 시성식에서 선포하셨다. 이로써 한국천주교회는 교회창설 2백년만에 103위의 고유한 성인을 모시게 된 영광을 얻어 그 첫번째 축일을 오는 9월 20일에 맞게 되었고 당일 평일인 관계로 그 외부행사는 23일 주일에 갖게된다. 이날의 공식 명칭은「성 안드레아 김대건과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순교자 대축일」이다. 이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한번 성인들의 진정한 삶의 모범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해보고 우리의 삶에도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자 결심해야 할것이다.
사실 시성식이란 성인들 자신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세를 사는 우리 자신들을 위해 필요한 제도이다. 교회가 시성식을 장엄하게 거행하는 것은 하느님과 성인들의 영광을 드러내는일 뿐만 아니라 그분들의 삶을 널리 알려 우리의 모범을 삼고자 함에서이다. 우리의 목표는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요 그리스도를 닮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와 비슷하게 사신 우리 성인 선조들의 삶을 배우는 것이 쉬운 일이다.
신앙생활의 성숙을 위해서는 성인들의 전기를 읽고 그 모범을 본받도록 노력하는 일이 첩경이요 그 다음에 자신의 환경과 개성에 맞는 덕성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성인들에게서 배울 덕행은 무엇인가?
우리 선조 성인들의 삶의 특징은 우선 증거의 삶이요 용기있는 신앙을 들 수 있다.
이분들은 교리에 해박했으며 생활화한 이웃사랑、교회에 헌신 봉사하며 겸손과 순명의 정신이 몸에 밴 삶을 사셨다. 이분들의 일생을 통해 볼 때 하느님을 알고 부터는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온통 삶 전체를 바쳤고 마침내는 생명까지도 바친 확신의 삶이었다.
이렇게 볼때 우리선조 성인들은 순교했기 때문에 위대한 분들이라기 보다 위대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순교의 은총을 입은 분들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한번 성인을 모시게 된 은혜에 감사하고、앞으로 순교없는 성인탄생의 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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