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아직 未明이었다.
어디선가 새벽닭이 잠을 깨우고
돌아눕는 베드로의 머리맡으로
핏빛 진한 이슬이 내렸다.
II
太初에 점치해둔 진달래의 山河
새벽마다 해를 분만하는 東方의 玉座에
半萬年 기다려온 忍從의 터전을 닦아
온누리에 빛 주시고
팔딱이는 숨 불어놓고 주시고,
흰 옷 입은 양떼들이
오손도손 가슴 부벼 살아온 이곳에
머언 대륙을 건너온
당신의 지팡이.
III
서소문 지나 골고다에 이르기 까지
발자국마다 진달래 핏물 뿌리는
채찍소리에 하늘은 금이 가고
분노한 파도에 대양도 끓어넘쳐
맨몸으로 솟구치는 화산이더니,
아、그 해 봄엔
이 江山에 진달래 유달리 더 피어나더니,
그후 숱한 계절이 바뀌어도
끝내 변치 않는 빛으로 남았네
IV
메마른 江山을 선혈로 적시우고
십자가를 짊어진 긴 행렬의 그림자
저녁하늘로 하늘로 잠겨 갔거니
먼 후일
더운 피의 세례를 받은 땅에선
자욱하게 복음의 싹이 돋아나
주렁주렁 103송이 열매를 맺어
온누리의 축복 받으며
영원한 빛속에서 노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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