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7번째로 맞는 군인주일이다. 한국 주교회의가 매년 10일 첫째 주일을 군인주일로 정한 이래 이날이 되면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종신부 또는 신자군인들이 찾아와서 강론을 하고 신자들에게 군종사목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이 되풀이 되는 연중행사의 하나로 신자들의 의식이 고정되어 있다면 군인주일을 아무리 잘 보내자고 호소한다 해도 메아리 없는 소리에 그치고 말 것이다. 문제는 신자 개개인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업고 이 날의 의미에 귀를 기울여 보겠다는 결심을 할때 군인주일의 의의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이날 하루만이라도 군종신부단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기로 하자.
사실「군인교회」는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 공동체의 한 부분인 것이다. 우리가 군종사목을 돕는다는 것이 우리와 별로 관계가 없는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돕는 것이요、바로 우리 공동체의 한 부분의 활동자체인 것이다. 한국 국민이면 어느 누구나 한번은 군인이 되어야 하고、또 그들 대부분은 불과 3~4년이란 짧은기간이 지나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형제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짧은 기간이 그들의 인생살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이 시기에 당하는 환경의 변화와 농도 깊은 체험들이 그들 일생에 큰 전환점을 가져다 줄수 있다는데 있다. 그래서 교회는 이 중요한 시기를 교회의 품안에서 따뜻하게 보살펴 주고자 하는 것이다.
군인들은 직업인으로서의 보수없이 전적으로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국토방위와 국민들의 안녕을 위해 소임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사목활동에 대해 물질적 정신적 후원은 바로 우리교회 전체의 의무요 책임인 것이다. 이러한 의식이 없이 군인주일에 몇푼의 헌금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부질없는 낭비를 한 셈일 것이다. 군종후원활동은「돕는」일이 아니라 우리의「책임」을 수행하는 일인 것이다.
결국 군종사목이 성공하려면 내 본당 내 교구라는 차원을 넘어 전체 한국교회가「하나의 공동체」라는 의식이 없이는 소기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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