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의 석학「토인비」옹에 의하면 인류사상에는 지금까지 十九의 문명이 있었으나、그중 다섯만이 살아남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사멸하고 말았다. 없어져버린 많은 문명중에는 현「멕시코」시 교외에서 유적으로 발굴된 아즈데크文明、쿠즈코를 수도를 수도로 삼고 남미대륙에 군림했던 잉카대제국 등이 있다.
연전에 브라질의「리오 데자네이로」에서 개최된 학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길에 갑자기 마음이 움직여 원래의 예정에는 없던 잉카고적 탐방길에 올랐다. 「리마」에서 옛 잉카제국의 수도 「쿠즈코」까지는 비행기로 약 한시간. 비행거리와 방향은 서울에서 부산에 가는 것과 같았다. 「쿠즈코」는 태고를 연상시키는 옛 도시였다.
인구는 수십만、그곳에서 기동차를 타고 소스라치게 깊은 계곡을 따라 세시간 남짓 북상을 한끝에 마츄피츄 기슭에 도착하였다. 마츄피츄는 해발 6천미터의 높은 산능선에 화강암건물로 요새화 해놓은、지금은 폐허가 된 도시. 주위에는 이제라도 콘돌새가 날아 내려올것 같은 예봉들이 깎아 세워 놓은듯이 푸른 하늘을 찌른다. 그 푸른하늘과 흰 구름들을 등에 업고 말없이 서있는 신전、제단、거대한 석조、해시계 그리고 왕의 거처와 서민들이 살았다는 주택들. 이들 시가를 벗어난 변두리에 펼쳐지는 관개시설이 완비된 계단식 전답들、믿어지지 않는 역사적 사실의 말없는 유적.
남미대륙 북쪽은 콜롬비아에서부터 남쪽은 칠레에 이르는 광활한 땅을 주름잡고 막강한 국력과 세력을 구축하였던 제국. 그 양을 헤아릴수 없는 금과 은을 사용하여 이룩한 태양처럼 찬란한 문화를 가졌던 잉카제국. 이 나라는 1527년 어느날 1백30명의 보병을 이끌고 이곳에 상륙한 스페인의 한무사「피자로」에 의해서 삽시간에 멸망당하고 잉카문명은 여기서 終焉을 고하고 만다.
잉카제국이 이와같이 비극적인 終末을 맞게된 이유는 간단하고 명백하다. 잉카제국에는 문자가 없었다.
잉카라는 말 자체는 제국을 다스렸던 왕의 칭호이었을뿐 심지어는 잉카가 다스렸던 백성들의 이름조차 알길이 막막하다 한다.
잉카가 망한것은 문명의 핵심이 되는 문자가 없었던 것과도 깊은 관련성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오늘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훌륭한 문자와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훌륭한 문자와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여 그들이 지니는 본연의 가치를 나타나게 하는데는 인색하고 게으르지 않은지?
말이 무성하다. 잡필이 난무하고 있다. 누구의 생각을 적고 있는지 조차 모르면서 다작을 하는것이 문화활동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작아보여도 좋으니 진실을 한가지만이라도 캐내고 알아내서 후세에 남기는 것만이 가치있는 문화활동일 것이다.
문명의 흥망은 결코 돌발적인 사건이나 우연한 현상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전주교구 정승현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정 신부님은 곧 피데이 도눔 선교사로 남미에 파견되신다고 합니다. 금주부터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획실장이자 가톨릭의대 교수이신 박용휘씨께서 집필해 주시겠읍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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