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사이에는 항상 거리가 있게 마련인가보다. 그러나 누구도 이상 없이 현실에만 급급하다 끝나는 사람은 없고 나름대로 이상을 추구하다 결국 죽을 때쯤 되어서는 인생이란 일장춘몽이라고 체념하고 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세상이 다가 아니고 새로운 세상 하느님의 나라를 믿기에 희망을 갖고 살며 희망을 갖고 죽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이 너무나 어지럽고 때로는 너무나 답답하여서 저세상에 가기 전에 좀 더 나은 현실은 없을까、또는 이루어지지 못할까 해서 대낮에 잠꼬대 같은 꿈을 꾸어본다.
이런 충동은 비단 나뿐 만은 아닌 것 같다.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상을 논했다. 철학자 플라톤은 공화국을 썼고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를、깜빠넬라는 태양의 도시를 썼다. 그러나 그들의 이상론은 결국 실현되지 못한 채、추구해야 하는 아름다운 꿈으로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체념하기에는 너무나 우리 한생이 억울하다. 따라서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을 꿈으로나마 꾸어 보고자 한다. 꿈에 순서야 있으랴마는 생각나는 대로 꾸어보자는 것이다. 북한의 적십자사에서 우리 수재민들을 위해 구혼물자를 보내 준다기에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좋건 나쁘건 모든 물자가 순조롭게 왔으니 이러다가는 남북통일도 우연치 않게 되지 않을까하는 꿈을 꾸어본다.
특히 북쪽에 가족을 두고 온 모든 이산가족들이야 오죽하랴. 그들의 미소작전 뒤에는 항상 흉계가 숨어있다는 과거를 모르는바 아니지만 한번 꿈이라도 꾸어보고 싶어진다. 꿈이 깨어나 현실화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수천년의 통일된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던 우리민족 이기에 남북분단 상태는 언젠가는 끝나고 기필코 통일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우리가 이처럼 갈망하는 남북통일도 어떤 나라 어떤 사람들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고 현 상태로 분단을 오래 끌고 갔으면 좋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북통일은 기필코 실현되어야 한다. 남북통일이 되면 우리도 강대해져서 자기들 마음대로 요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겉으로는 통일돼야 한다면서 뒤에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통일이 되면 이산가족들이 각자 자기 혈육을 찾게 되니 기쁨이야 말해 뭣하랴. 동시에 우리는 경제적으로도 불균형을 시정하고 다 같이 잘 살수있으리라 생각한다. 남북한 합쳐서 인구 6천만명은 될 것인즉 국내시장만을 위해서도 모든 생산공장들은 걱정 없이 가동될 수 있고 외국에 수출까지 하면 부강한 나라 되기란 꿈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민족은 원래 우수한 머리와 부지런한 민족이라 한다.
한때 일본침략자들이 우리민족을 악평하고 자기들의 점령을 합리화하려고 교활하고 게으른 민족이라고 악담했다지만 오늘날 그들의 간사함과 오만함은 전 세계가 알아주는 사실이 아닌가. 따라서 우리는 각자 자기 직분에 충실해야 되겠다.
남북통일의 그날이 오면 6천만 우리 동포들이 부족함이 없이 살아야 할 것인즉 열심히 일하고 비축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쪽의 자원을 개발하고 남쪽의 자본과 기술을 합치면 남부럽지 않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고 부강한 복지국가로 남을 도우면서 살수있는 나라가 되리라 확신한다.
따라서 남북통일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공산왕조의 세습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그들의 경직된 정치체제가 햇볕에 녹아나는 서릿발처럼 사라지고 말 것임은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는 것이다. 통일만 되면 정치나 경제의 민주화도 쉽게 될 것이며 군비 축소 등을 통하여 복지국가기현과 생산시설로의 투자 전환 등으로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될 것이며 세계적으로 가장 멋지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의 꿈이여、남북통일이여 하루속히 이루어져라.
◆최용록
성신대학 철학과졸업
프랑스「낭시」신학대학 졸업및 서품
벨기에 루벵대학에서 사회학석사학위 취득
캐나다 로욜라대학에서 사회학연구
서울대교구 참사위원및 재경분과위원
현 서울 월곡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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