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약속을 한다. 만남을 약속하고 방문을 약속하고 행복을 약속하고….
약속들은 쌍방의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서로가 이를 지키기 위해 애쓴다. 지켜지지 않을 약속、혹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도록 가르침을 받는 일 또한 허다하다.
믿는 이들은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의 뜻에 맞갖는 삶을 하느님께 약속한다. 하느님이 부어주시는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이 약속 가운데에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땅 극변까지라도 전하겠다는 전교의 약속이 들어있다. 매일 미사에서도 우리는 이약속의 말씀을 듣는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이때에 우리는 무엇이라고 대답하고 있는가. 과연 그분의 은혜에 감사하는 이답게 그분 사랑을 전하고 있는가.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맞은 우리들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것은 아닌지 개개인이 조용히 돌이켜봐야 할성싶다. 비 그리스도교 국가로 유교문화권에서 살아온 우리들이지만、한국교회의 싹은 분명히 자생적으로 자라났음을 마음으로 재인식해야 할 때이다.
복음화율 4.3%. 교회신자가 1백71만을 넘어섰다는 83년도말의 교세 통계는 1백명당 신자가 5명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교주일」을 특별히 제정해서 신자들에게 사명을 일깨우고 있는 주교단은 85년을「증거의해」로 삼았다. 생활로 하느님의 말씀을 보임으로써 이 땅에 빛을 밝히려는 의지에서 일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 아닌 이상 지켜야할 약속. 전교의 달이 저무는 지금 우리가 약속을 잘 지키는 신자인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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