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녘、당신은 순례자처럼
소리없이 우리에게 다가왔읍니다.
어둠의 살갗을 헤집으며
햇살을 등에진 당신이 다가올때、
우리마음의 짙은 구름은
그 빛을 가리고
당신의 부드러운 손을
십자가에 매달아
창으로 찔렀읍니다.
꽃잎처럼 흐르는 피무늬는
사방으로 퍼져 빛으로 부서지고
더욱 어두워진 우리 가슴에
포도주처럼 스며들었읍니다.
숱한 해와 달이 바뀌어 가고
아、지금도 당신은
퇴색치 않은 빛으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읍니다.
우리 핏줄속에 흐르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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