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목동 신정동지역이 서울시의 신시가지 개발 계획에 밀려 또다시 생활의 터전을 잃게 되었다.
이들의 대부분은 20년전 서울시의 도심지 재개발지역에서 집단으로 이주해와 지금까지 정착해 왔는데 이제 또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추위를 눈앞에 두고 보금자리를 잃게된 주민들은 모두 3만 2천여명으로 이중에는 무허가 건물이 약 2천 5백동、여기에 세든 사람이 약 5천 2백세대나 된다. 이곳에 위치한 목동본당은 3천명신자중 2천명이 이 지역에 살고있어 더욱 깊은 관심을 갖고 이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활동해왔다.
그래서 목동본당은 전체신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관계 행정기관에 대책을 진정해왔고、여의치 않자 지난8월에는 지금까지의 경위를 밝히고 그 대책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목동본당 신자들이 제시한 철거대책은
①선입주후철거
②세든 가구에도 아파트입주권 부여
③철거민들에게 아파트를 원가로 분양할것
④철거건물에 대한 현 싯가보상
⑤철거민이 입주할 수 있는 저렴한 아파트나 장기분할 상환의 아파트 건립등이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응답은
①무허가 가옥주는 철거이주 보조금 50만원과 아파트 입주권 부여
②장기분할 임대아파트는 짓지 않는다
③세입주자에게는 보상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철거민들의 요구조건과 서울시의 응답을 들어볼때 우리는 철거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수긍이 간다는 것과 서울시의 반응이 전혀 따뜻한 인정이 없는 지극히 냉담한 법규정에 의거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법과 행정은 국민의 복지를 위한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할 수단이지、그것이 목적은 아닌 것이다.
이들이 무허가 건물을 지어 살아온 것은 고의로 법을 어기고자 해서가 아니라 법을 지킬만한 능력이 없어서였을 것이다.
건축법같은 행정법을 지키는데는 어느정도 재산상의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의 힘도 없이 살아온 이들이 어떻게 철거후의 생활대책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그뿐 아니라 무허가라는 법규정만 내세울게 아니라 지금까지 행정당국에서도 재산세등 각종 세금을 이들로부터 징수했다면 좀더 온정적인 입장에서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시켜 주고자 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돌이켜 주기를 바란다.
이지역 주민들은 20여년전부터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속에서 살아왔고 현재까지의 삶도 겨우 유지해온 형편이었다.
이들이 무허가로 살아왔고 세든자들이라는 이유로 합당한 보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은 복지행정이라는 차원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처분인 것이다.
철거민들이 요구한 사항은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고자하는 최소한의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주장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①항의 선입주 후철거가 아니면 철거후 입주때까지의 생활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공사의 편의나 약간의 재정적 손실이 다수 주민들의 안정된 생활공간을 단 몇개월 동안이라도 빼앗아도 좋을만큼 상위의 가치라고는 할수없다.
②항의 세입주자들의 요구는 생존권이라는 차원에서 볼때 그것은 바로 국가의 책임인 것이다.
③항의 아파트 원가분양은 부의 재분배정책에서、있는자의 것을 거두어 없는자에게로 나누어 주는것이 오늘날 복지국가의 정책이라면 이들 철거민들에게서 이익을 남긴다는 일은 있을수 없다.
④항 철거건물에 대한 싯가보상도 사유재산권 보장과부의 재분배라는 복지정책의 차원에서 생각해야할 것이다
⑤항의 장기분할 또는 임대아파트건립도 오늘날 복지국가의 중요한 주택정책중의 하나로、국가는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이런 방향으로 주택정책을 확산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반응을 다시 보기로하자.
①항의 이사보조금 50만원과 아파트 입주권을 준다는것에대해 이사보조금은 좋지만 입주권만 주면 이들이 현실적으로 아파트를 살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
②항의 장기분할 임대아파트는 앞에서 지적했듯이 우리가 앞으로 많이 지어 나가야할 방향인 것이다.
③항의 세입주자들의 보상은 못한다는것도、물론 이들이 현행법규정으로 권리를 주장한다기보다 국민의 생존권에 대한 국가책임이라는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주장하고 싶은것은 법이나 행정은 국민의 행복을 위한 방향으로 운용되어야지、국민의 행복이 법이나 경직된 행정에 묶여 침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목동지역 철거민들을 위해 서울시의 너그럽고 융통성있는 대책-시민 한사람이라도 내형제요、내동포라는 입장에서 따뜻하게 보살피는 행정을 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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