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서울시의 도심 재개발 사업으로 당시 잡초가 무성한 시외곽 논바닥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어온 목동지역 주민들이 목동 신정동 신시가지 개발 계획에 따라 또 다시 거처를 옮겨야 되는 가슴 아픈 사건을 보고「이땅에 빛을」이라는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 구호가 한갖 구호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것은 너무 지나친 감상일까.
무허가 건물 2천 5백동에 세입주자 5천 2백세대로 1주택에 최소 2~3가구가 함께 살고있는 3만 2천여명의 목동지역 철거민들은 보상금을 받는 가옥주는 가옥주대로 세입주자는 세입주자대로 철거후 주거마련이 암담하기만 하다.
서울시 당국의 철거이주 보조금 50만원과 아파트 입주권을 받는 가옥주는 세입자의 전세금등을 되돌려주고나면 주택장만이 어렵고、월세를 살던 세입자는 말할것도 없고 전세를 살던 세입자도 지금까지 살아온 싼값의 전세금으로는 서울 시내 어느집에도 다시 세들어 갈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확실한 입주대책도 없이 교묘히 자진철거를 유도해가면서 이미 철거에 착수한 서울시 당국의 조처는 어떠한 구실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3천여 신자중 2천여명이 철거지역에 위치한 목동본당이 달포전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에 실시하고 있는「철거민을 위한 기도모임」에서 위안을 얻고 있는 이들 철거민들은 철거에 따른 보이지 않는 농간에 휘말려 기도회 참여 기회마저 방해받고 압력을 받아 매번 기도회 참석자가 줄고있어 이중 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 당국의 조처는 차치하고라도 지난번 수해에 즉각적으로 수재 의연금을 모금했던 우리교회가 이번 목동지역 철거문제에 어떠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목동지역 철거민들이 불우한 우리의 이웃임을 잊고「강건너 불구경」하는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교회가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혹한기가 닥치기 전에 한주일을 선정、이들을 위한 특별헌금이라도 실시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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