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교구 순교자 현양대회가 열렸던 10월 말 오후 한때、배티성지에 세워둔 버스안에는 때 아닌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로만칼라를 한 신부님 한 분이 자리를 꽉 메운 신자들앞에서『새우젓 사려、새우젓 사려』하며 정말 새우젓 장수처럼 구성지게 외쳐대고 있었다
버스안의 여신자들이『신부님、새우젓 한번 팔아보세요』라는 성화에 못이겨 새우젓 장수로 소문난「신부는 평소의 실력(?)을 한번 발휘해본 것이다.
내년 3월의 새성전 기공식을 앞둔「신부는 새우젓 장사를 비롯、미싯가루ㆍ참기름ㆍ그릇ㆍ가루비누등 온갖 생필품 장사를 해왔다.
성전건립비 마련을 위해 신부가 성지에서 새우젓 장수의 모습까지 보여줘야 하는 경우는 정도와 방법의 차이가 있을뿐 현재 대부분의 교구에서、성전을 건립해야 하는 거의 모든 신부의 생활상중 하나이다.
성전을 건립하는 신부는 각종 토산품이나 생필품을 들고 각종 친척들을 위시、평소 친분있던 신자나 동창신부를 찾아가 사달라고 호소하거나 기부금을 얻어내야 한다.
성전건립 공사장에는 본당 신부가 한푼의 비용이라도 아끼기 위해 인부처럼 손수 벽돌을 나르거나 잡일을 맡기도 하는가 하면、건축자재를 몸소 구입하러 다니고 모든 공사까지 도맡아하는 직영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본당 신부가 직영해 총 2억 1천만원을 투입、5백 30평규모의 성전을 3년만에 완공한」신부는 완공까지『사제본연의 임무를 잊어버리기 일쑤였다』고 실토하면서『교육과 성사집전및 전교에만 열성을 다해도 역부족인 우리교회 형편에 무리였다』고 말했다.
또 천신만고끝에 축성식까지 끝낸 ㄷ신부는『미처 다 갚지 못한 빚 때문에 밤잠도 제대로 못잔다』는 얘기다.
성직자가 성무(聖務)를 젖혀놓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하며、빚때문에 잠 못이루는 오늘의 실정.
평신도가 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사제로 하여금 고유의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사제해방운동이라도 벌여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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