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때에 받은 주님의 은총과 사랑에 등을 돌리고 어둠과 타협하며 살아온지 거의 6여년, 한때 성직자로의 꿈을 키울정도로 자못 자부심(?)을 갖던 나였지만 언제부터인가 내 가슴속에는 빛보다는 어둠이, 선보다는 악이, 하느님보다는 사탄의 세력이 드세게 자리하기 시작했다. 온갖 세속의 사리사욕에, 급기야는 육신을 송두리째 내팽개쳐진채 탕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결국 간혹 있어온 주님세계에로의 귀향의지와 인간적인 작은 노력은 번번히 공상으로만 끝이 났고 또한 그뒤에 오는 좌절과 허무감은 나를 또 다른 궁지로 몰아넣곤 했다.
그러나「어둠은 끝내 빛앞에 굴복하고야 만다」는 평범하고 위대한 진리의 실현이 내게서 이뤄지고 있었다.
당시 가끔이나마 정서불안을 해소해볼 생각으로 심신서적을 몇권 대하고 있었다. 「고백의 기쁨」「바로지금입니다」등 현실에 대한 지극한 불만족, 불안, 비관과 회의 그리고 가물가물거리고는 있지만 아직 아주 꺼져버리지는 않은「신앙의 불씨」가진리에 대한 강한 목마름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도 성바오로 서원(대구)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근무하시며 수련중이던 예비수녀님과의 대화의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그 기회는 우연이 아니고 오묘하고 놀라우신 주님의 섭리요, 엄청난 은총이었다.)
대화중에 나는 정말 가슴을 섬뜩하게 하는 진리의 말씀을 전해 들었다. 귀에만 들린 것이 아니고 온 전신에 스며들어 작은 흥분마저 들었다. 「교만」그때까지 주님의 세계로의 귀향을 수차례 시도해보곤 했지만 항상 공상과 실패로만 일관돼 온것은 바로 인간적인 양심을 가장한 교만때문이었다.
인간의 마음으로 가히 상상할수 없었던 주님의 크고 위대하신 자비와 은총을 체험한 오늘의 나는 더없는 풍요와 기쁨으로 감사하는 나날을 보내고있다. 학문에의 소박한 꿈을 버릴수없어서 뒤늦게나마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지만 그소득과 결실이전에 나의 무지를 깨우치고 현실에 충실할수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신 주님께 진정 감사를드린다.
허락되는 그날까지 지난 잘못으로 비롯된 모든 상처를 기워 갑고자 매일매일을 항상 준비하는 마음으로 부모와 형제 그리고 모든 이웃을 위해 희생과 봉사의 땀을 아낌없이 흘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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