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들어 내 주변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꽤나 볼 수있다. 친한 벗 두명이 벌써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한 줌의 흙이된 벗의 시신을 목도하고 오열을 금할 길 없었던 수 개월전의 일을 기억할 때면, 지금도 목이 메이고 가슴이 뭉클할 뿐이다. 화장터의 불구덩이로 관이 통째로 들어갈 때까지도 믿을수 없었던 친구의 죽음! 한 줌의 재가 되어 시야에서 보여졌던 친구의 육신, 그것이 내가 본 최초의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한 확인이었다. 그날 밤새 연도를 바쳤고 이제는 영혼의 인식을 위한 로사리오를 바쳐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정녕 그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믿겨지지 않는다. 주변 벗의 죽음이 가져다준 많은 의미들은 생을 아는데 큰 가르침과 보탬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나 역시 언제 그렇게 친구들의 곁으로 갈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늘 죽음을 묵상하면서 보다 멋지고 가치있게 죽을 수 있는자가 되어야 한다. 죽음으로 인한 공포와 두려움을 극복하여 담대해야 한다는 내적 결심을 잊지 아니한다. 어느때 죽음이 부르더라도 동하지 않으며 죽음이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할지라도 두려움 없이 갈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함은 크리스찬들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주 하느님의 대전에 깨끗하고 순결한 영혼을 바칠수 있도록 늘 깨어 준비해야 한다. 11월은 교회 전례상으로도 위령성월로서亡者를 위한 기도와 지향을 통해 그들 주께 하례하는 마음으로 지내야 할 시절이다.
죽음에 대한 회의나 가멸찬 시선보다는 애정과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는 좋은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해야겠다. 위령성월을 맞아 천상의 기쁨과 주님의 영광스런 잔치에 먼저 초대받은 모든 亡者의 영혼을 위해 삼가 명복을빈다. 주의 평화와 사랑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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