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찾아보면「가르치다」라는 말에는 우선「지식이나 기예를 알게 하여준다」는 뜻이 있고、나아가서「옳고 그른 것을 깨우쳐 주다」는 뜻이 있다.
가르치는 일은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혀 모르던 지식이나 잘 알지 못하고 있었던 사리를 올바르게 알게하고 깨닫게 하는 일이다. 이 짧은 설명의 내용을 새겨보면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기 이전에 스스로가 정확한 지식을 가져야하고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여야 하며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이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또한 알고있는 思念의 내용에는「무엇인가를 잘 알고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와「모른다는 사실을 알고있다」는 경우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전자는 知의 知라 말할 수 있고 후자는 不知의 知라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알고 모르는것이 분명하다는것은 지식의 근저가 되는 동기에 지식에의 욕구를 자극하는 원동력이 되기도한다.
「그대 스스로를 알라」라는 말은 아테네이의 아포드론 신전앞에 걸려있는 기원전 먼옛부터 내려온 銘이며 이 말이 소크라테스에 의해서 유명해 진것은 사실이다. 이銘을 어떤 사람들은「인간의 존엄성과 참다운 힘」을 깨닫게 하기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나 아마 그것은 正論이 아닐 것이다. 여하튼 아포드론의 신전앞에 걸려있는 銘이 소크라테스철학의 한 중심명제이었을 가능성은 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초기 저작에서 이 명제가 바로 소크라테스 철학의 출발점이었다고 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대 스스로를 알라」라는 명제가 어느 한 철학체계에서 중심적인 뜻을 지닐수 있다면、그것은무엇보다도 역시 우리들 자신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부족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일것이다.
즉 지식을 얻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不知를 자각하여야 한다는 생각과 깊은 관계가 있는것이다. 不知의 知는 참다운 지혜로 이어지는 知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스스로의 정신을 뛰어나게 하려는데 금전이나 육체의 건강이나 명예나 인기보다 더큰 원동력이 되는것이다.
각자가 터득하고 있는 지식이 과연 얼마나 참되고 정확한지를 면밀히 검토하여야 한다. 진실만이 진실을 낳는다는 엄연한 사실에서 얼굴을 돌려서는 안될것이다. 한편 가르친다는 일은 지식의 단순한 전달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며 지식을 통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출할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도록 도와 주는 것을 포함하여야 한다.
富나 권력이나 미모나 건강이나 체력같은 것이 사람들이 믿고있는 것처럼 의지할만한 것이 못되고 다만 그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어야한다. 나아가서 그런 허구를 버리고 영구성이있는 고매한 정신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까지가 가르치는일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인간 사회상의 파노라마에서 가르친다는 일의 결과가 얼마나 현실적이며 구체적인가 하는 것을 알게된다. 예전에는 수십년씩 걸려 모르는 사이에 차츰 나타나던 교육효과는 이제 시공을 다루어가며 가르친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동안에 나타나고 있다.
♣고침
본보 1432호 일요한담「가르친다는 일」내용중「아포드론」은「아포르론」의 잘못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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