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오늘 주일로 교회는 대림 첫주일을 맞으며 동시에 1985년 새해를 시작하게 된다. 한국교회로 보면 그 어느해보다 역사적이고 영광스럽고 뜻깊은 2백주년이 끝나고 2백 1년의 교회、곧 3백년대의 첫해가 개막되는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맞는 대림절은 우리에게 지난날의 반성과 미래의 다짐을 새로이 하도록 일깨워준다.
대림절은 한마디로 기다림의 때이다. 이미 2천년전 이땅에 오신 구세주를 기쁨과 희망으로 다시 맞기 위해 준비하면서 기다리는 시기이다.
막연히 하릴없이 기다리지 않고 준비하면서 기다리는 대림절은 먼저 우리에게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도록 촉구한다. 다시 오시는 그분을 반갑게、정성껏 맞이할수 있는 준비를 하도록 재촉한다.
그 준비를 위해서는 신앙인 개개인과 한국 교회 전체의 자기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2백주년의 슬로건이었던「이땅에 빛을」개개인이나 전체 교회가 얼마나 구현해왔는가를 냉철히 평가해봐야 할것이다. 이 땅 구석 구석에 2백주년의 빛이 어느정도 비치고있는지 살펴 봐야겠다.
만일 이 땅을 비추는 교회의 빛이 희미하거나 있으나 마나한 것이라면 그 책임은 교회에 있다고 봐야한다. 교회 지도층을 비롯한 구성원 각자가 빛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2백주년을 맞으면서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많은 활동을 벌여온 것이 사실이다. 또 논리 정연한 각종 이론들과 미사여구를 섞어가며 수없이 많은 말들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 교황 성하도 다녀가시고 103명의 성인도 탄생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떠한가?
이처럼 화려한 외양(外樣)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빛이 미미하다면 속이 비어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행동과 실천이 없이 좋은 말만 늘어놓은 결과 뿐이다.
교회가 진정으로 가난하고 겸손했다면、이웃의 아픔에 동참하고 가진바를 기꺼이 나누었다면、그리고 절망과 고독에 처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왔다면 그 결과는 어떠할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1985년은 한국주교단이 증거의 삶에 초점을 두고있다. 말이나 이론이 아닌、행동으로 신앙을 증거하자는 해이다.
2백주년을 보내고 3백년 교회의 첫해를 맞는 금년도 대림절은 한국교회 전체가 증거의 삶을 실천하는 때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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