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히 역설적인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논리학이나 과학 같은 학문이 예부터 존재하여 왔다는 사실은 사람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비논리적이고 비과학적인 편으로 기울기 쉬운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사실 인간이 얼마나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가 하는 것을 말해주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다.
자녀들이 큰 공부를 하기위해 대학에 들어가기를 기원한다는 그 어머니가 찰떡이나 엿가락의 힘에 의존(?)하는가 하면、곱게 보이기 위해 연지를 찍고 곤지를 바른 그 여인이 저승에서 온 사자같은 표정을 짓고、돈을 벌기위해 갖은 고생을 다한 그 사람이 돈을 물쓰듯 써버리고、건강관리를 한다고 별의별 궁리를 다하는 바로 그 사람이 줄담배를 피워대고 폭음폭식을 하고 무절제한 생활에 젖어 있는 것 등이 바로 비논리적인 처사일것이다.
요즘 서울을 비롯하여 모든 도시의 사람들이 건강 유지와 관리에 대한 열의를 보이고 있으니 이는 크게 반길 일이다.
왜냐하면 건전한 정신은 건강한 신체에 깃들기 때문이다. 밝은 태양밑에서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골프채를 들고 푸른 잔디위를 거니는 것은 틀림없이 건강에 이로울것이다.
또 쏜살같이 날아오는 하얀 정구공을 보기좋게 받아 넘기려고 곱게 다져진 황토 위를 헉헉거리며 뛰는것도 건강에 좋을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뿐인가. 높고 험한 산봉우리에 올라앉아 눈아래 펼쳐지는 대자연을 바라볼때의 상쾌감은 살을 찌게 할것이다.
그런데 알수 없는 것은 집으로 돌아와서의 생활이다. 아침에 눈뜨기가 무섭게 머리맡에 있는 담배갑에서 담배를 빼물고 라이터를 그어댄다. 아!이게 무슨 논리이람. 맑은 공기와 흙냄새가 그리워 수 백리 길을 차로 달려가 비싼 입장료를 내고 골프를 치고 돌아온 그 다음날이 새벽 담배로 시작되다니. 헉헉 거리며 뛰는일이 건강에 좋다하여 굳어가는 몸을 채찍질 해가면서까지 정구를 치고나서 쉬는 사이에 담배를 피워물다니 알 수 없는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얼른 생각하여 보면 자연스럽고 풍류가 있어 보이고 별로 나무랄일이 아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것은 분명히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다. 이것은 분명히 이율배반이다. 건강을 지키려고 나선 그사람이 동시에 건강을 해치는 일을 하고 있는것이다.
담배가 정신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하기야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일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연기나는 굴뚝이나 매연을 뿜어대는 자동차 꽁무니의 배기통에 코를 대고 숨을 쉬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별스럽게 처리를 하고、별스럽게 순화를 시켜도 담배는 담배인 것이다. 담배를 담배로 보아야지、그것이 담배가 아닐수는 없는것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이 사람을 무미건조하게 만든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이성이나 논리가 몸에 배이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성과 논리를 통해서만 참다운 마음의 해방을 누릴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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