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선생님께서 위암으로 입원을 했다는데 오늘이 수술하는 날이라고 한다.
얼마전까지 같이 근무하다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신 그분은 무척 호인이셨는데 몹쓸 병을 앓고 있었다니, 여러가지 사념들이 떠올라 일손을 멈추고 창너머로 시선을 옮겨 본다.
사람들은 현실속에 휩싸여 상실되어가는 자기를 느끼면서도 유유히 살아들 가고있다.
Y선생의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병이 너무 깊다고 한다. 병원에 다녀온 한 직원이 수술상황의 얘기를 너무도 실감나게 말하기에더욱 짜릿해오는 전율을 느꼈다.
세상에! 위를 다 들어내다니? 작은창자에 구멍을 뚫어 위의 기능을 대신하게하는 대수술이었다고 한다.
그분은 자신의 병명을 모른다.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이 얼마나 더 클것인지 상상이 된다. 급박한 상황에 처한 그분들에게는 어떠한 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같다. 그분의 비보는 건강한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다. 건강관리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야겠다는 각성도 함께.
암의 선고를 받은 이와 우선에 건강해뵈는 이와의 차이가 있다면 몇년 몇시간을 더 살고 적게 산다는 것 밖에는 없을 것이다.
한알 밀알이 싹을 틔우려면 썩어야만 된다는 진리가 생각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주어진 삶속에서 밀알의 희생처럼 자신을 썩힐수만 있다면 두려움 없는 떳떳한 최후의 순간을 맞을수 있으리라.
밀알이 틔운 보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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