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익살스럽고 재미나는 표현들이 많이 있다. 「청개구리」가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청개구리는 등에 검은줄 무늬가 깔려있고 몸색깔은 주위환경에 따라 청색으로、혹은 회갈색으로 변한다. 발가락끝에는 흡판이 달려있어 나뭇가지나 잎사귀에 곧잘 붙어있을수있고、비가 오면 맹랑하게 울어댄다.
이 사랑스러운 작은 동물이 어찌하여 비뚤어지고 엇나가는 짓을 일삼는 심술장이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알수 없으나、여하튼 청개구리는 청개구리로 통한다. 기어오르라고 하면 기어내려가고、오른쪽으로 가라면 왼쪽으로 틀고、눈을 감으라하면 눈을 뜨고、좋다 하면 나쁘다 하고、조용히 하라하면 떠들어대는것이 청개구리의 생리이다.
성서에는 여러곳에 사람마음의 청개구리적 생리가 잘 묘사되어있다. 예를들면 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거슬린 아담과 이브가있다.
우리의 원조인 그들은 따먹지 말라는 지혜의 열매를 따먹고 말았다. 그러고도 나무라는 하느님앞에 핑계를늘어놓았다. 이브는 뱀의 핑계를 댔고 아담은 뱀의 꼬임에 빠졌다는 이브에게 책임을 전가하였다. 아담의 핑계는 한단계 더 얄미스런 핑계였다.
각설하고 병원에서 일을하다보면 별의별 안타깝고 딱한일들을 겪게된다.
며칠을 두고 여로모로 자상하게 정성들여 진찰도 하고 검사도 한끝에『병이없으니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도된다』고 일러주면『정말입니까?』하고 되물은 다음 한참 머뭇거리다가『정말로 병이 없는지요』하고 다짐을 받는다. 『네、정말 병이없으니 안심하세요』하고 재차 확인하고 안심을 시킨다.
조금 있다가 이번에는 가족이라는 사람이 들어온다. 『선생님、제가 아무개 환자의 가족입니다. 그 사람에게 직접 말못할 사정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주세요. 나는 알고 있어야하지 않습니까?』이쯤되면 서로의 형편이 매우 딱하게된다. 물론 중병이나 불치의 암에 걸린줄 알고 겁을 먹고 병원에 왔다가 병이 없다하니 더 이상 기쁘고 좋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 무언지 석연치 않고 불안하기 때문에 요모저모로 찔러보고 흔들어보고 두들겨보고 하는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또 이런 일도 있다. 『이병에는 이약이 좋으니 처방대로 약을 지어먹고 안정을 하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하고 일러보낸다. 그러나 그 환자는 병원에서 나가 발길을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 둘째번 병원에서 다시 진찰을 받고 처방을 얻는다 두 의사의 말이 일치하면 일은 그것으로 속시원하고 간단하게 끝난다. 그러나 매사가 그렇게 속시원하고 간단하지만도 않다.
만일 두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이 환자가 이해하는 식으로 일치되지 않으면 불안과 고민이 시작된다. 이럴때 어떤 사람은 다시 제3의 의사를 찾아가고 또 어떤 사람은 두의사를 번갈아 찾아다니면서 남모르는 고민을 해결하려고 애를 태운다. 정말로 딱하고 안타까운일이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만사가、그리고하느님과 사람과의 관계가 모룸지기 상대를 믿고 존중하는데에 시작도 되고 끝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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