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올 통일성 가집이 합창용과 개창용으로 나뉘어 선을 보인다니 무척 기다려진다. 이왕에 따로 나올바에야 합창용은 좀더 수준을 높이고 개창용은 부르기 쉽게 꾸몄으면 좋겠다.
성가는 간결한 기도문에 아름다운 가락으로 수를 놓았다고해서 두배의 기도라는 애칭을 받은지 오래다.
하물며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생명의 잔을 나누는 주일미사에서는 성가란 바로 잔치상의 풍악이요、주님께 올리는 정성어린 선물이기도하다.
그런데 이 성가가 아직도 미사예절과의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지못하고 있는듯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마디로 신자들이 노래를자신있게 부르지 못할뿐더러 성가를 마치 빈 공간을 적당히 메우는 값싼 물감처럼 여겨온탓이라 하겠다.
그뿐만 아니다. 외람된 말이지만 일부 신부님들의 무관심과 고자세도 한몫을 차지하는것같다.
즉 나는 미사를 집전해야하니 성가는 당신네들이 알아서、미사진행에 방해되지 않도록、요령껏 불러야 한다는 것같은 자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때문에 신자들은 신부님의 미사집전속도에 맞춰서 성가를 부르는 요령을 터득해야하고 입당이나 봉헌성가를 부르면서도 신부님의 몸짓을 자주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때로는 그날따라 신부님의 표정이 저기압이다 싶으면 부르던 성가를 얼른 끝내고 다음 순서를 얌전하게 기다릴줄도 알아야한다.
이렇게 조마조마한 가운데눈치를 보며 부르는 자신없는 노래소리는 실날처럼 가냘프기도 하려니와 이따금 중도에서 끊어져 쓸쓸한 뒷맛과 함께 분심을 자아내기 마련이다.
반대로 신부님이 전례중에 함께 성가를 부를때면 신자들도 신이나서 더 크게 부르게 되고 훈훈한 감동과 일치감이 온 성전안에 가득하면서 시간의 흐름조차 잊어버리게된다.
물론 성가가 세갑절의 기도가 된다하더라도 그로인해 엄숙해야할 미사분위기가 흐트러지거나 미사시간이 너무 지연되어서는 안되겠다. 하지만 우렁찬 합창은 오히려 전례의 품위를 더해주고 우리마음을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접근시켜주리라 생각한다.
이처럼 전례의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는 성가를 가능한 끝절까지 부르는 습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도의 뜻이 전체가사안에 안배돼 있기에 그주는 감명이 더 클것이다.
미사중 성가를 보다 정성껏、끝절 까지 부르는데 시간이 조금더 소요된다 할지라도 다른 예절을 알맞게 조절함으로써 별 무리없이 소화시킬수 있지 않겠는가.
성가 개창운동이란 다같이 부른다는 뜻을 넘어서 성가가 전례안에 정착되고 신앙생활의 값진 활력소가 되도록 하자는데 더 큰 의의가 있을것 같다.
지금까지 일요한담을 집필해주신 연희동본당 박용휘 총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부산교구 박자근씨께서 집필해주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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