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격일제로 새벽마다 일터에 나가시는 엄마를 바라본다.
모든 평범한 이에게 있어 IMF라는 단어는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우리 엄마에게는 평생 붙어 따라 다니는 단어가 IMF가 아닌가 싶다.
별반 다를 것도 없거니와 매일 그렇게 하루해가 시작되기도 전에 아침해를 여시는 엄마를 보면 삶의 진솔한 내음을 느끼게 된다.
그날 그날 내게 맡겨지는 소명 속에서 따듯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복되고 값진 세상의 보화는 없을터. 기쁨이 오면 또 다른 고통이 오는 게 당연한 것을….
내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질 때면 또 한번의 마음속 소용돌이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필사적으로 하게된다.
며칠 전 내가 지니고 있는 고민의 양이 너무나 힘들고 버거워 엄마에게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정희야, 주님께 총알기도를 드려보렴…』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나의 고민의 터울은 뒤로 한 채 살며시 웃고만 말았다. 신심이 선하고 주님만을 사랑하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엄마의 화살기도라는 단어를 총알기도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화살보다 더 빠른 총알기도라….
딸의 표정이 많이 어둡고 속상해 보였던지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고민의 양을 총알기도로 간구하라는 엄마의 웃지 못할 믿음의 충고 어린 사랑을 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삶의 고통을 순수한 믿음으로 사랑으로 인내하시는 엄마를 보며 그날의 고민을 말씀히 씻어 버린 이 딸의 마음 가득한 사랑을 알고 있을런지.
세상이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내가 지니고 있는 마음의 양식이 한 그릇만 못하다면 바로 그곳이 고통의 자리인 것을.
어떤 어려운 삶에도 감사하며 있는 그대로 주어지는 삶에 순종하며 살아가시는 엄마의 믿음을 지금의 내가 아닌 먼 훗날의 도 다른 내가 되어이을 거울에게 선물로 주어야겠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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