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보건법 폐지 청원서가 국회에 제출됐다. 모자보건법이 처음 제정되던 당시부터 한국천주교회는 낙태가 정당화되는 예외 사례들을 광범위하게 규정함으로써 실제적으로는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되고 만 이 법을 반대하고 그 폐지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고 한국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낙태 국가가 되는데 일조한 악법으로 남겨져 있다.
주교회의는 지난해 봄 정기총회에서 그 폐지를 위한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키로 결정하고 청주교구를 중심으로 범국민적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12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생명을 위한 그리스도인과 뜻 있는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으며 이러한 호응을 바탕으로 청원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은 신자 국회의원들이다. 우리나라의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은 60명이 조금 넘는다. 그 중 50명이 서명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를 받지 못하고 가장 부패한 계층으로 비난 받아온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그런 가운데 신자 국회의원들이 반생명적인 악법으로 지목받아온 모자보건법의 폐지를 위해 뜻을 모았다는데 우리는 높은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들, 특히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의 장은 현세이다. 세상 속에 살면서 자기가 속한 가정과 사회, 국가의 영역 안에서 복음적인 소명을 실천하고 생명을 살려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모자보건법 폐지 청원에 동참한 신자 의원들은 이러한 소명을 일부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이 법안이 폐지되기까지 많은 어려움들이 남아있다. 낙태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얼마나 훼손하는지에 대해서 우선 범국민적인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모자보건법의 폐지를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선의의 모든 사람들이 협력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직접 입법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그리스도를 신앙으로 고백하는 신자 정치인들이라도 생명을 살리는데 앞장서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귀하게 여긴다면 저절로 국민들을 위한 정치도 우러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