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우리에게 가장 강렬한 빛의 에너지가 쏟아지는 달이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빛의 의미는 더욱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성경에서 하느님은 첫날 빛을, 엿샛날에 사람을 창조하셨다.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생명체가 되었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라는 말씀들을 기억해보면 생명의 원천은 하느님의 숨이고 빛을 통하여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며 말씀을 통하여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과학으로 볼 때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이다. 빛은 가장 빠른 속도를 갖는 진동 에너지(energy·能源)이다. 빛 에너지와 땅, 그리고 물과 생명의 숨(바람과 공기)으로 인하여 모든 생명체가 생기고 살아간다. 일반상식으로 말씀은 남의 말을 높여 이르는 말이며, 성대의 떨림을 통하여 즉 목소리의 진동으로 전해지는 신호이다. 넓은 의미로는 글자나 기호나 그림을 통하여 또는 몸짓을 통하여 전달하는 모든 의사소통 수단이다. 가톨릭용어사전에 의하면 말씀(Word, Logos)이란 하느님의 말씀을 뜻하며, 이 말씀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뜻한다. 이러한 의미들을 적용하면 결국 우주만물은 하느님 뜻에 따라 공명하는 에너지다. 빛의 자녀다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말씀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성사적 삶이다. 사람이 성사적 삶을 산다는 것은 육체적, 지적, 영적, 감성적으로 그리스도의 빛과 말씀을 피사체인 나와 너와 사물에 흡수하여 생명을 유지하며 이웃에 그 빛을 전파하는 것이다.
성인 남자 한 명의 육체적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만도 연간 대략 100만kcal 정도다. 그런데 이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식량과 에너지 자원이 고갈돼 가고 그 가격이 날로 상승하고 있다. 곡물을 통하여 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은 땅속의 수분과 영양소가 태양 빛의 에너지를 받아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쌀을 재배하면 0.07ha의 면적이 필요하다. 동물의 고기를 생산하여 이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는데, 그것도 사료를 재배하는데 필요한 땅이 있어야 한다. 100만kcal에 해당하는 쇠고기는 6.8ha의 땅이 필요하다. 무려 100배의 땅이 필요하다.
최근에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의한 온실가스와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소하려고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낮은 생산성과 생태계 잠식과 이용의 어려움,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지구상의 한정된 식생환경으로 인해 토착생태계의 파괴가 수반되는 문제가 있다. 가장 청정하고 경제적이라고 각광받던 원자력발전도 일본 대지진 사고를 겪으면서 회의론이 불붙고 있다. 사고수습 비용과 폐기물 처리 비용을 감안할 때 전처럼 우선적 건설을 주장하기 힘들다. 핵융합발전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보전의 법칙과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2의 공식에 따라 수소의 핵융합은 킬로그램당 약 6X1014J에 달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또한 개발비용과 건설비용, 운전유지비용과 페기비용 및 안전성을 고려할 때 그 실용화를 장담하기 힘들다.
신재생 에너지로서 가장 많이 건설되고 있는 풍력과 태양에너지는 바람이 불거나 태양이 떠있을 때만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전 세계를 거대한 전력 네트워크로 묶어 시간차와 계절차이를 이용하여 지구 다른 쪽의 신재생 에너지들로 발전한 전력을 공급받도록 하는 방법이다. 필자가 15년 전에 제안한 동북아 전력계통연계, 이른바 평화망(Peace Network)이 그것이다. 한반도 북쪽 러시아와 몽골 중국 등의 풍력, 태양광, 수력, 천연가스, 조력 등을 이용하여 발전한 전력을 동서남북으로 상호의존적이고 상생적으로 서로 융통함으로써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갈등의 늪에 빠져있다고 민족의 화해와 신뢰회복을 전제로 미루기만 할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선례를 교훈삼아 도로망과 에너지 유통망을 먼저 연계하여 통합과 협력의 물꼬를 틀 수는 없을까?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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