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창세기에는 하느님이 죄악에 빠진 인간을 쓸어버리기 위해 홍수를 일으켰으나 의인인 노아에게는 방주를 만들게 하여 하느님 분노의 심판에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후 홍수에서 살아남은 노아로부터 인류의 주된 산업은 농업이었던 것 같다. 창세기 9장 20절에는 “농부인 노아는 포도원을 가꾸는 첫 농군이 되었다”고 기록되어있다. 그 당시의 농업 상황은 지금의 화학비료와 농약을 이용한 대량 생산체제인 관행농업과는 많이 다른 것으로 식량작물, 가축,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 하면서 살았던, 진정한 물질순환 시대의 농업이었다.
지구상의 생태계는 균형이 중요하다. 인간의 생존 기반인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깨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환경오염의 대부분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토양 생태계의 불균형은 간접적으로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에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지상의 생물체보다 땅속의 생물체가 10배나 많다는 사실을 알면 토양 생태계 균형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나라 유기농산물 생산 현황은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조사에 의하면 전 농산물 생산량의 1% 미만이며 오스트리아 12%, 독일 10%다. 물질순환 기술수준은 OECD 국가와 비교해서 68% 수준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농지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농산물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생태계 유지가 더욱 더 중요하다. 축산물의 경우 목초지 방목 축산을 제외하고, 밀식 집단사육에서 유기축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 이내이며 주로 무 항생제 축산이 전부다. 대다수의 축산 농가는 물질순환을 위한 상호연계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현제 배출되는 가축분뇨는 축산기술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연간 4030만 톤 이며 이중 약90%는 완벽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농지에 퇴비로 바로 뿌려진다. 이러한 퇴비를 사용했을 경우 외형상 유기물의 순환으로 보이지만, 실지로는 항생물질, 가축질병 예방백신, 생육촉진제, 사료첨가제, 살균제, 염류 등의 잔존물이 뒤 섞여 있는 오염된 유기질 비료다. 농토에 뿌려진 가축 분뇨 등의 유기물은 작물이 고작 10분의1 정도 흡수하며 나머지는 부영양화, 토양 생태계 파괴, 하천 오염 등으로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 그러므로 가축분뇨의 과학적 처리와 재배작물의 필요한 양 만큼의 시용이 물질순환 상호연계의 핵심이다.
현재 친환경 농산물이란 유기농산물과 무 농약 및 저 농약 농산물을 말한다. 저 농약 농산물은 2015년도에 친환경농산물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앞으로 순수한 유기농산물은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생장조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 재배한 농산물을 말한다. 채소는 전체 유기농산물 생산량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001년 대비 2010년도 유기농 채소의 생산은 무려 20배에 달한다. 채소 재배에서 유기물 시용에는 더욱 주의가 요한다. 불량 유기질 비료에 포함된 병원성 박테리아나 유해 곰팡이, 기생충 등에 의해 채소를 오염 시킬 수 있으며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도 있게 된다.
정부에서는 친환경 농산물의 인증 폭을 넓히고 경작지 생태계 회복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관행농산물이라고 모두가 건강을 해친다고 볼 수 없다. 지금까지 폭발적인 인구증가에 대처하기위한 식량 수급 차원에서 보면 역사적으로 필요한 농법 이었다. 그러나 제초제, 농약, 화학비료 등의 과다한 사용으로 토양 생물이 사멸 했으며, 토양의 유기물 순환 및 재배식물의 토양환경이 열악해지는 원인을 제공함으로써 생태계 균형이 깨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자신에게로 되돌아오게 된다. 생태환경 측면에서 자연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반드시 필요 한 것이 노아 시대로 부터의 유기 순환농업이 될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농업인 스스로의 의식적인 노력과 정책적인 뒷받침, 자연의 소중함을 우리가 보호해야한다는 우리 개개인의 신념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구 생태계 회복을 위해 도시와 농촌 간 교류, 생산과 소비 공동체 형성,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친교를 통해 우리 신앙인들이 앞장서서 하느님 농법인 물질순환농업으로 지구 살리기 운동의 촉매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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