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보면 생각나는 이들이 있다.
잠시 영화 이야기를 해볼까. 외계인이 침공하면 지구는 늘 파괴됐다. 손가락 끝으로 광선을 쏘면 지구인들이 타죽고, 강제로 미확인비행물체에 납치해 해부를 자행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영화 속 외계존재의 침략은 무시무시했다.
외계인에 대한 악감정이 일단락된 것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1982년 만든 영화 E.T에서부터였다. 외계인과 지구인이 조우하고,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해준 이 영화는 지금의 스티븐 스필버그를 명감독으로 세워준 디딤돌이 됐다.
다시 시간이 흘러 2010년 개봉한 영화 ‘디스트릭트 9’를 본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위에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내린 외계인들. 그들은 ‘이주민’으로 분리돼 즉시 인간으로부터 격리됐다. 하지만 다른 구역으로 그들을 옮기기 위한 퇴거조치에 따라 이주민들은 내쫓기고, 그 과정 안에서 퇴거를 명령하던 한 요원이 감염돼 외계인으로 변해간다.
외계인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괴상하게 변해가는 외모는 차치하고서라도, 외계인의 퇴거를 외치던 한 인간이, 인간의 배타적 행동에 적개심을 품는 외계인이 된 것이다.
‘낯선 것’은 언제나 두려운 존재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언제나 그들에게 베푸는 ‘사랑’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 이사 온 전입교우를 환영하지 못하고, 다른 종교인에게 등을 돌렸으며, 피부색이 검은 이들을 두려워했는지도 모른다.
10일, 폭우 속에서 벌어진 수원교구 6개 엠마우스 농구대회. 진심을 다해 뛰는 이주민들의 농구대회에 응원하는 한국인들이 더욱 많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주민에 대한 많은 인식이 개선됐을지라도 아직 우리 사회 안에 이주민은 머나먼 곳에서 불시착한 낯선 소외계층일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수님은 외계인을 만나도 그들에게 사랑을 베풀라고 말하셨을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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