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한국 주교회의가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천명한지 올해로 열 여섯 해 째다.
당시 한국교회가 농민주일을 제정한 배경은 가톨릭 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 운동본부 등이 추진해온 농촌과 농민 살리기 운동을 전 교회 차원에서, 특히 교회의 사목적인 차원에서 전개해 나가려는 것이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올해 농민주일 담화문을 통해 우리농촌살리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촌이 살아야만 도시에서의 삶이 유지될 수 있다고 이주교는 역설하고 있다.
2011년 현재 한국의 농촌은 가히 사면초가의 상황이라 할 만큼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농지를 떠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고 구제역 파동과 개방 농업 정책등으로, 또 기상 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으로 인해 어느때 보다 어려움과 힘든 상황에 놓여져 있다.
특히나 4대강사업으로 농지를 잃고 일자리를 떠나는 농민들은 2만 4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이로인해 사라지거나 강제수용되는 농지만도 2380만 평에 달한다는 보고다.
농민주일 담화를 통해 이용훈 주교는 농업과 농촌을 돕고 또 농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돕는 일은 바로 우리를 스스로 돕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 교회가 십여 년전 농촌과 농민을 위해 벌였던 우리농촌살리기 운동과 농민주일 제정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고 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작금의 한국 농촌과 농민의 현실은 그때와 비교할 때 훨씬 고뇌와 시련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교회 공동체 역시 더욱 깊게 그 고민을 나눠야 할 시점인것 같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농촌이 망하면 우리 자신이 망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농민들의 아픔을 우리 자신의 아픔과 같이 생각해야 하며 그렇게 국민의 뜻이 모아지면, 서로 힘을 합하면 우리농촌을 참으로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농민주일을 맞아 우리교회 안에서부터 도농 공동체 운동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 농촌을 살리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길이며 나눔과 상생의 길이다. 또 도시와 농촌이 서로를 섬기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농부이신 하느님(요한 15,1)의 뜻을 살리는 신앙인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도시 본당에 사는 교회 공동체들의 인식과 앞서는 마음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작금의 한국 상황안에서 교회가 우선적으로 긴급히 수행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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