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어 우리 모두가 그 어려움을 인식하게 된 것은 지난 세기 후반부터였다. 이보다 앞서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단체나 사람들이 간간이 있었지만, 소수의 목소리로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들의 예견은 옳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오늘날에는 그 소리조차 하나의 오염원이 되는 듯한 인상을 때로는 주고 있다. 오늘날 정부나 국가기관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민간단체들과 개인들이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를 상당히 많이 내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때로는 부담스럽게 들려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일종의 고발자 역할을 하고 있고, 듣는 사람은 마치 피고가 되어 괜히 죄인의 입장에 서게 된 긋한 느낌이 드는 것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 일간지는 지난 90년대에 들어와서 환경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였었다. 관심을 가지고 그 기사를 계속 읽어 보니,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단체들의 면단도 대대적으로 실려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들도 명단에 올라있었다. 평소에 환경보호를 위해 한 일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생각되던 단체들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나중에는 샛강을 살려야 한다는 많은 기사들도 실려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 일간지는 환경보호를 위해 제법 많은 일을 하는 듯이 보였다. 그 결과 미국의 언론단체들로부터 환경보호운동을 잘했다고 하여 상을 받았다는 기사도 싣는 것을 접했다.

그러나 환경보호를 위해 그렇게도 애를 쓰던(?) 그 일간지는 그러는 동안에도 어떤 형태로든 환경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지면을 늘여만 갔고, 그 지면의 절반에 가까운 부분을 환경에 큰 부담을 주는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에 할애했다. 필자를 비롯하여 그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은 강한 정신력을 연마하여 과소비와 충동구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접어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환경을 실질적으로 보호해 갈 수 없다. 자신은 환경을 활용하여 취할 수 있는 이익을 다 취하고, 절제와 양보를 들먹이면서 훈계하는 식으로 타인에게 환경을 보호하라고 권하는 말은 우리의 환경을 다시 한번 더 어지럽히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 없다.

환경을 보호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부터이다. 내가 바로 이 환경 속에서 호흡하고, 물과 음식물을 취하고, 일하고 놀이하면서 살아가는 환경의 수례자이고, 또한 환경에 부감을 주는 오염원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누구나 이 환경의 혜택을 받아 자신의 생명을 유지해나가고, 또한 이 환경에 자신의 생명현상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배설하면서 부담을 준다. 환경을 보호하는 일은 바로 나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일이다. 바로 나 자신이 환경의 수혜자이고 환경보호의 주체이며, 우리 모두가 환경의 수혜자이고 보호의 주체이다.

이제 우리는 환경을 보호해야한다고 남에게 말하거나 가르치기 이전에 나부터 실천해 나가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 모두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는 처지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