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전격 발표된 「여성부 신설」「여성부 장관 임명」으로 여성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들이 넘쳐난 한주였다.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 풀어졌다」는 기대와 함께 「호주제 등 한국 사회 곳곳에 쌓여있는 여성문제 해결의 청신호」라는 소감이 대세였지만 「여성부가 있으면 남성부도 있어야지」「이제 여자들은 좋겠네」라는 비아냥, 「남성부는 없는데 여성부가 왜 필요하냐」「여성부라는 이름자체가 차별성을 보이는 것 아닌가」하는 여성부 무용론, 「경제가 안좋아 구조조정을 하는 판에 정부가 역행을 한다」는 내용까지 분분함이 이어졌다.
여성부 출범
여성부 신설의 궁극적 복적은 양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문 명칭을 「성 평등부」로 정했다는 것은 이러한 의지를 잘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국 사회 여건이 양성 평등을 이야기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뒤쳐져 있다는 내용이리라. 실제로 한국에서 「여성」이란 어떤 의미인가. 2300만이라는 「다수」이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소수」의 지위를 지니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00년 세계여성발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여성교육 수준은 비교적 높게 나타나기만 전반적인 여권지수는 78위이고 여성의석 점유율(3.7%)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최하위권이다.
남아선호 현상은 여전하고 경제활동 참가율(99년 현재 47.4% 남성 74.4%)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나 관리직 여성진출은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육 의료 언론 법조계 등 전문직 여성들에게도 이같은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근로자들의 월 평균 임금에서도 여성들은 남성들이 받는 임금의 61.7% 밖에 수령하지 못한다. 「남편들의 0% 정도가 가정에서 아내를 구타한 적이 있다」는 가정 폭력의 현실, 또한 강간을 비롯 다양한 형태의 직장내 성폭력(95년 6174건 98년 7886건)에서도 여성들은 안전치 못하다.
관념은 깨지나?
교회는 예외일 수 있을까.
93년 FABC 평신도위원회와 사회위원회는 『「여성에 관한 회의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여성들이 문화와 종교안에서도 종속적 위치를 강요당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들의 교회 참여는 주부 활동의 연장이며 정책 결정에서는 극히 작은 역할을 할 뿐이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한국교회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난다고 볼 수 없는 것 같다.
미래학자들은 새로운 천년이 정보화 사회와 더불어 기존의 수직적 구조와는 다른 수평적 구조로 전환될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경쟁의 논리보다는 협력의 관계가 중시되고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에 바탕을 둔 각 개인의 기능들이 얽혀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는 「남성-여성」이라는 도식적 구조는 깨어질 수 밖에 없고 여성들에 대한 의식도 새로워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미 가톨릭교회는 창조사상을 통해 남녀 동등성을 선포해 왔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및 「여성의 존엄」등 각종 문헌에서, 또한 공의회 관련 문서의 교도권 발언에서 여성의 소명을 천명해 왔다.
여성부 신설로 여성문제에 대한 시각이 남녀 평등 공존을 위한 의미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한국 사회안에서 교회는 그 선구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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