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이라고 말하면 문득 까만 수단과 로만칼라가 떠오른다.
지금부터 25년전 버스정류장에서의 일이다.
새까만 양복을 입고 로만 칼라를 한 사람이 차에서 내려왔다. 아마 그 당시만 해도 신부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반가운 마음에 『신부님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어느 본당에 계십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뒷통수를 긁적이며 머뭇거렷다. 그리고 『사실 신부가 아니고 개신교 목사입니다』라고 답하는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요즘 로만칼라를 하지 않는 신부님들을 가끔 볼 수가 있다. 불편해서 그러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풀어놓는 모습도 아예 로만칼라를 하지 않는 모습도 보곤 한다.
하지만 로만칼라는 신부님의 상징이요, 그 신분을 드러내는 표징이 아닌가! 한 사제로 태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얼마전 신문에서 개신교에서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했더니 이미 가톨릭 교회에서 출원을 획득했다며 기각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개신교나 다른 종교에서 신부님과 비슷한 복장을 하는 이들을 더러 볼 수 있다.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그 모습하나로 신자들은 자신을 이끄는 목자로서의 신부님을 알 수가 있고, 존경을 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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