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서는 성직자가 아닌 신자를 「평신도」라는 용어로 옛날부터 통용하고 있습니다.
「평신도(lay beliver)」는 성직자와 성직자가 아닌 신자를 직분상 구별하기 위한 용어이지만, 귀족계급(고대 및 중세 봉건사회의 지배층)이나 조선시대의 양반에 대한 평민(상사람, 서민)의 관계처럼 묵시적으로 평등하지 않는 계층적 위계상의 신분임을 의미하는 듯하여 이는 적절치 못한 용어라고 생각됩니다.
성직자, 수도자도 모두 신자이지만 이들은 성별(聖別)된 특수직의 신자이므로 사회 통념상 이들을 신자라 일컫지 않고 성직자, 수도자라 일컬으며, 성직자나 수도자가 아닌 신자는 그냥 「신자」라고 합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만 굳이 봉건사회의 사고방식과도 같은 평신도의 「평」자에 연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교회구성원 모두는 하느님의 백성이고, 하느님의 성스럽고 평등한 자녀들이며, 성직자가 아닌 신자 역시 속(俗)을 성(聖)으로 바꾸는 성화(聖化)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므로 개신교에서는 평신도(lay believer : lay는 俗人의 뜻)를 성도(聖徒)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더 타당한 것 같습니다.
논리의 비약이고 적절치못한 비유일지는 모르지만 주교급 추기경과 주교들을 구별하기 위해 평주교라고 표현한다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주교들 중에서 성별된 추기경은 주교라 일컫지않고 추기경이라고 말하며, 추기경이 아닌 주교는 그냥 주교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신자들 중에서 성별된 성직자는 신자라 일컫지 않고 성직자라고 하며, 성직자가 아닌 신자는 일반적으로 그냥 신자라고 합니다.
내 소견으로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일반 사제직과 특수 사제직(교계적 사제직)으로 구분한 것처럼, 평신도를 특수(specific)에 대비되는 일반(general) 신자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성직자는 신자들 중에서 성별된 특수 신자이고, 성직자가 아닌 신자는 「일반 신자」이지 않겠습까? 성직자가 아닌 신자와 성직자를 꼭 구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평신도」의 표현보다는 「일반신자」로 표현하는 것이 복음의 정신에도 부합될 것입니다.
평신도나 일반신도 어느 것이나 같은 말이고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으며, 이 용어에 대한 문제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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