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박해 순교 200주년 기념기간의 막이 올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개막미사 등 기념행사장을 찾아 신유 순교의 의미를 새롭게 돌아보게 만든다. 행사 주최측도 놀랐다는 이런 신자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로, 묵상으로 조용하지만 나름대로 순교의 의미를 되새겨온 이들이 있었음을 반증해주는 것은 아닐가.
그러나 이같은 열기 가운데 멀지 않은 과거가 겹쳐 떠로는 것은 왜일까. 지난 1984년 한국교회는 103위 성인 탄생이라는 은총을 입었다. 당시 교회는 내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한국교회의 위상을 널리 알림으로써 분수령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 신자들이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순교신심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몇 명」이라는 숫자만 남은 현실에 속태우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공을 들여 행사를 치르고도 남는 것은 「행사」자체와 「표어」뿐이었다는 반성에 어느덧 익숙해져 있다.
그런 가운데 맞는 신유 순교 200주년은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는 마음의 곳곳에서 엿보여 뜻있는 이들을 들뜨게 한다. 이것이 새천년기와 함께 맞는 200주년이 새로운 「은총의 시기」임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이번 기념기간은 신앙선조들의 신앙과 순교정신을 사는 기간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노력의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
이 은총의 시기 가운데 놓은 새로운 삶을 향한 시금석이 제2시복시성운동이 아닐가 한다. 오래 전부터 진행돼온 시복시성운동은 어느 개인이나 단체만의 성과일 수 없다. 성인은 개인이나 집단, 지역교회만을 위한 것이 나리아 보편교회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과를 걸러 성과만을 나누려는 운동이 아니라 과정을 함께 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러할 때 순교성인과 자신과의 관계가 오바로 정립될 수 있는 까닭이다.
아울러 이어질 기념사업은 「행사」만 남는 과거와 결별해 신자들의 믿음과 삶이 함께 자라도록 하는 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가운데 신자 모두는 그 밑거름의 역할을 자인하고 나서야 할 것이다. 시복시성운동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 제3, 제4운동 등으로 이어지며 우리의 삶이 될 때 본해의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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