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서울 동교동에 문을 연 가톨릭청년회관이 ‘다리’라는 이름의 애칭을 갖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올해 봄이 되면서부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한 서울대교구 유환민 신부가 2010년 8월 가톨릭청년회관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가톨릭청년회관은 4173㎡ 부지에 지어진 지하 2층, 지상 6층 빈공간을 문화예술로 채워가기 시작했다.
젊음의 거리 홍대입구에, 공연을 기반으로 한 청년 복합문화공간 ‘다리’. 이것이 가톨릭청년회관이 청년 복음화의 도구로 내세운 전략이었다. ‘가톨릭청년회관’이라는 다소 밋밋한 이름보다는 ‘모두를 잇고 시간과 공간을 건너자’라는 의미를 담은 ‘다리’라는 애칭으로 청년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종교의 경계선을 넘어서, 가톨릭교회가 주도하는 밝고 건전한 청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특히 하느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비신자 젊은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알릴 수 있는 구심점을 마련하는 것, 이것이 가톨릭청년회관 ‘다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현재 다리가 운영 중인 프로그램도 다리살롱, 연극교실, 클래식 음악 감상실 등 문화예술사업 위주다.
처음에는 ‘다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문화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다보면 복음전파가 과연 제대로 이뤄질까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연극 ‘없는 사람들’을 보면 이러한 의문이 모두 사라진다. 이미 머리가 굵어진 청년들에게 직접적인 말이나 종교행사로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설명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다리’의 의지가 엿보인다. 우리 말 중에 ‘시나브로’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란 뜻이다. 가톨릭청년회관 ‘다리’가 청년들에게 다가가 ‘시나브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물들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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