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2월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에서 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졌다고 발표하자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그전까지 포유류에 있어서 생식의 법칙이라고까지 여겨졌던 양성생식의 룰을 깨고 단성생식으로도 생명 출산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놀라움 외에도 그 기술이 언젠가는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가져온 놀라움이었다. 그 당시의 놀라움과 우려는 그 복제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이 될 때 앞으로 인간 생명이 남녀의 만남으로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복제양 돌리처럼 실험실에서 만들엊진다거나 더 나아가서 똑같은 복제인간이 수없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의학계의 환호와는 달리 수많은 사람들이 윤리적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했던 것이고, 그러나 그러한 반대에 귀기울이지 않던 일부 의학계에서는 절대로 인간 개체 복제까지는 발전되지 않을 것이며, 또 발전되어서도 안된다고 장담해왔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그토록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며칠 전 미국과 이탈리아의 불임치료 전문가들이 세계 최초로 복제인간을 탄생시키겠다는 충격적인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그것도 매우 구체적으로 지중해의 어느 한 국가로부터 이미 복제인간의 출생에 대한 공식적인 허가를 받았고, 그 시기는 앞으로 1~2년 내라는 것이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최초로 복제 인간 탄생」이라는 기사가 신문의 첫 장면을 장식할 것이고, 그 후 얼마간의 윤리적 논쟁이 있은 다음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를 가진 복제인간 탄생」, 「세계 최초의 수인(獸人) 탄생」과도 같은 신문 기사가 우리를 아찌하게 할지도 모른다. 인류에게 불치병이라고 여겨지던 수많은 질병을 퇴치시키기 위해서, 장기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죽어가고 있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장기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 인간 배아 복제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이제는 불임치료를 위해 인간 개체 복제까지도 큰소리로 주장하는 세상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배아복제이든 개체복제이든 우리는 그것이 모두 인간 복제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인간을 실험실에서 만들어 약으로 쓰고, 장기를 만들고, 또 2세를 만든다는 사고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 인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은 희생되어도 좋다는 논리를 윌는 어떻게 합리화시킬 수 있겠는가? 그리고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봉사한다는 의미에서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것이 오히려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면 과학 기술의 본 의미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인간 복제로 인한 윤리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이 때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곧 이 세상의 모든 자녀가 갖는 고유하고도 의미있는 권리는 부모의 사랑에 의해서 이 세상에 태어날 권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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