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어지럽다. 광우병 확산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하고 반인륜 인터넷 사이트가 늘어나 초등학생 자살까지 불러일으킨다.
어디 이뿐인가. 과학자들은 인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바벨탑 꼭대기에 올라 신에게 정면도전 하고 있다.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한계 수위를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오렴된 환경 뿐 아니라 인간의 정신이 병들어 「인간다움」을 찾아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도 이 사회가 무너지지 않고 있음은 어디선가 이를 극복하려는 작은 노력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작은형제회가 매달 수요일마다 마련하고 있는 「위로의 밤」.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이 사회에서 버티게 해 주는 작은 노력이며 힘이다.
「위로의 밤」은 말 그대로 지친 영혼들이 위로받는 그런 밤이다. 초대교회의 사귐과 나눔 정신을 살리고 OECD 가입국이라는 명예 속에서도 여전히 가난에 떨고 잇는 수많은 이들을 보살피자는 취지로 마련되는 작은 모임이다. 2년 전 이 모임이 시작될 때와는 달리 입소문만으로 전해진 「위로의 밤」에 참석하는 이들이 날로 늘고 있다. 사랑과 기도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쳐있는 영혼을 기도로 위로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겠다는 나눔에서 살아갈 힘을 얻고 싶은 이들이 많은 것이다. 「위로의 밤」은 초대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가진자, 가지지 못한자 차별이 없고 종교의 구분없이 모든 이들이 사귀고 나눈다. 노숙자와 교수가 마주앚아 서로 시름을 나누고 나보다 더 힘든 이들을 위해 쌀 한줌, 쓰던 냉장고, 백원 이백원 모아온 돼지저금통을 봉헌하는 자리가 바로 이곳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봉헌된 마음과 정성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실직가정에까지 이어졌다. 내가 봉헌할 수 있는 작은 정성이 경제한파에 떨고 있는 실직자를 살려내고 힘겹게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세상을 헤쳐갈 힘을 준다.
「위로의 밤」이 이처럼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간절한 기도, 달란트 봉헌 그리고 이웃을 위한 진정한 나눔 등 초대공동체의 정신을 그대로 구현하기 때문인 듯 하다. 그 때문인지 이들의 작은 정성안에는 『사람드의 마음의 휴식을 얻고 미사의 참된 의미를 깨닫길 바란다』는 조대열 수사의 기대보다 몇배 더 큰 은혜와 사랑이 머물러있음을 느낀다.
늦지 않았다. 하루빨리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사귀고 나누는 그 정신만이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고 무너져가는 우리 사회를 조금씩 일으켜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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