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적이고 순수한 인간의 정감이 넘치는 농업사회에서 치열한 약육강식이란 인간 이기심이 극치를 이루는 산업사회를 거쳐, 현대인은 가상공간이란 인터넷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이 만능인양 신앙인의 가치관을 위협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현대인은 갈등과 고통을 겪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 큰 위로와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선구자적인 삶을 살아주는 역할은 적지만 누군가 해내야 전체가 산다.
바닷물이 썩지 않는 이유는 3%의 염분이 유지되기 때문이란다. 이 사회를 유지하는 그 소금이 되라고 우리들 각자를 뽑아 부르셨는데 우리는 「왜 나지?」,「너부터!」하고 나 위주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기 맘을 비우는 이 용기가 필요하기에 오늘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그립다.
하룻밤 주막집에 머물다 가듯이 인생살이를 초연히 사시다가 저 세상으로 가신 그분들이 손짓을 한다. 내가 깔아놓은 비단길을 밟고 걸어오라고, 또 나처럼 너도 남을 위하여 네 후손들을 위하여 비단을 깔아 주라고 말이다. 남이 깔아준 비단을 밟고 갈 생각을 버리고 남을 위하여 먼저 비단을 깔면서 사는 것이 오늘의 순교자가 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 모두 하늘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 기도하면서 맘을 비우는 단식을 해봄이 어떨까 한다. 소금인 우리가 녹아 내리기를 거부하고 변화하기를 거부하여 맛을 잃어버리고 만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기도를 잃은 교회는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귀한 목숨을 담보로 내어 놓았떤 신유박해 순교자들처럼 온힘과 운명을 걸고 하느님께 온 정성을 다해 다시 기도를 함께 시작해 보자.
기도는 아름다운 존재가 되게 한다. 이 사람 저 사람도 다 기도를 하고 있는데 나라고 못하랴! 나도 하면 된다! 하자!
기도를 통하여 새로운 주님의 은총을 청하자. 이것이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는 첫걸음이 아닌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서방교회가 잃어버린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에 대한 오롯한 정성인 기도 정진과 단식을 통한 자기 수양의 길이요, 마음공부인 수덕생활에서 균형감각을 상실한 점이라고 본다.
세속주의가 어느덧 우리 신자생활에도 들어와서 적당주의, 편의주의가 판을 치는 정도까지 왔다. 영적인 건강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시 신앙의 선조들과 함께 극적인 사랑의 표현이요, 하느님을 강동시키는 형제인 순교의 여정을 가셨던 우리 선조들의 민듬의 자세를 되돌아보면서 영적인 변화를 추가해야 한다고 본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순교자는 조선 교구에 중국교회에서 파견된 첫신부이신 주문모 신부님의 도움으로 한국말로 쓰여진 최초의 예비자 교리서를 집필하신 어른이시다. 『주교요지』라는 이 책은 순교하신 황사영의 백서에서도 얘기하듯이 그 시대 교우들에게 얼마나 사랑받던 책인지 모른다. 너무나도 아름답게 또 쉽게 하느님의 신비와 천주교의 진리를 잘 설명해 주었다.
이런 책을 저술할 정도의 큰 식견과 신앙체험을 지니셨던 분이기에 교우들간에 큰 존경을 받지 않았나 한다. 오늘날도 이런 주님의 제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번쯤 후손된 입장에서 찾아 읽어봄이 어떤가 한다.
초세기 한국 천주교회를 이루었던 일원들은 하나같이 그리스도를 『生의 전부』로 여기고 살았던 영적 혁명을 이루어낸 신앙의 용사들이셨고 그 공동체 역시 하느님께 충성과 효성을 지극히 바쳤던 공동체였다고 본다. 초기신자들은 숭고하고 거룩한 삶을 목표로 하여 신앙생활을 했음을 보게된다. 그 징표로서 순교자들 중에 동정녀가 많고 심지어 동정부부 순교자도 있는 것을 볼 때 더욱 그렇다. 하느님을 오롯하게 사랑하는 아름다운 혼을 지닌 새로운 인간이 되셨다. 진리를 수용함으로써 민족성을 고양시킨 우리 선조들처럼 오늘도 우리도 자랑스러운 선조들의 정신과 그 혼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선조들의 모습은 고통 중에서도 겸손하고 양순하였고 죽음 앞에서도 담대하고 강한 의지를 지녔을 뿐 아니라 심문 때에도 언변이나 판단력이 빠르고 정확하였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의지가 출중했었다. 또 의견이 넓고 불꽃같은 열성이 있고 시련을 극복하는 인내력과 지혜가 있었음을 순교사 안에서 보게된다. '
성령께서 이렇게 귀한 역사를 우리 선조들 안에 이루어 주셨는데 오늘의 우리라고 안해주시겠는가. 우리의 미래는 하느님 손안에 있다.
이를 위하여 첫째,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천주님의 말씀과 성경의 진리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삶에 충실하고, 둘째는 고통과 괴로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가시밭길의 삶을 살다 가신 예수님의 생존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며 살아가는 신앙인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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