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 우리는 그 분 앞에 서게 된다. 붉은 망토를 걸치신 주님은 보좌에 앉아 계시고 미카엘 대천사는 저울을 들고 우리 영혼의 무게를 달 것이다.
망자의 살아 생전 덕목과 악목을 달아 천국과 지옥행을 결정할게다. 악목이 더 무거운 자 즉 심장이 깃털보다 무거운 자들의 영혼은 단죄 받고 가벼운 자들은 구원을 받게 되리라.
최후의 심판 날 내 영혼이 향방은 어디일까.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많은 것을 원한다. 부와 권력을 그리고 명예를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 일게다. 허나 그 탐욕의 끝은 어디일까. 무한대가 아닐까.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이 허망한 욕망의 바벨탑을 높이 쌓기 위해 사람들은 일생을 바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겠지.
인간이 죽었을 때 동료였던 「미」와 「지식」그리고 「힘」은 그를 버리는데 끝까지 동행하여 최후까지 안내역을 맡는다는 「선행」은 내가 죽으면 대천사의 앞까지 따라와 줄까. 나는 물론 내 가족에겐 최선을 다했다.
부모와 형제들에게도 그런 대로 노력을 했다. 하지만 모르는 이웃들에게 봉사하는 일은 얼마나 인색했던가. 내 비록 고의로 남을 해하진 않았으나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주는 일은 얼마나 많이 범했을 것인가. 적극적인 범죄를 행치는 않았으되 소극적인 범죄는 수도 없이 저질렀을게다.
게다가 나는 원죄없이 잉태된 성모님의 무염시태와 가톨릭의 핵심인 예수 부활을 의심하며 확실한 감각적인 증거를 접하기를 원하기도 했다. 이런 영혼이 과연 영광과 승리의 종려나무 가지를 머리에 꽂을 수 있을까. 주님은 내 영혼의 이마 위에 구원의 도장을 찍어 주실까.
막막한 불안의 먹구름을 헤치고 나타나신 주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더 이상 헛된 욕망의 신기루를 좇으려 하지 말고 단 하나의 진정한 친구를 사귀라고. 그 친구의 이름은 선행,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네 마음에 평화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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