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가 결식아동돕기에 나섰다는 소식은 신선하다. 『교구관할 광주·전남지역에만은 밥을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광주대교구 사제들의 결의에 박수를 보낸다.
여타 교구나 수많은 본당, 교회기관·단체들이 밥굶는 아이들을 돕고 있지만 이번 광주대교구의 그것은 거교구적인 차원에서 시도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사건인 것이다. 특히 교구내 모든 본당이 이 운동에 적극 나섰다는 사실이 우리를 흐뭇하게 하고 있다.
교구내 모든 본당이 결식아동돕기에 나섰다는 사실은 교구관할 지역내 결식아동에게 그 혜택을 골고루 나눠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모든 사회복지활동은 원레 본당단위로 시도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정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번 광주대교구의 결식아동 돕기는 수년전 인천교구에서 시작된 사랑의 쌀모으기 운동과 더불어 전국 각 교구, 모든 본당으로 번져나가도 좋을 사랑나눔운동이 아닐 수 없다. 설움 중에 배고픈 설움보다 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창 자랄 나이에, 예민한 감수성에 말한마디에도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 아이들에게 굶주림은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결식아동돕기는 시급성을 요한다.
IMF 경제위기 이후 최근 3년간 광주와 전남지역 결식아동 수가 2배 이상 늘었고 광주시의 경우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빛고을 사제들을 이 운동에 적극 나서도록 한 사유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또다시 구조조정 바람에 실직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기존 16만여명의 결식학생 수도 불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학생들이 굶어야 할지 알 수 없는 현실이고 늘어난 숫자에 비해 지원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근본적인 국가 사회복지제도의 정책을 촉구하는 한편 모든 이들이 가진 것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절실하다.
광주교회의 이번 결식아동돕기는 사순절을 코앞에 두고 공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새천년기 첫 번째 맞이하는 사순절의 헌금 전액을 결식아동돕기에 쓰기로 결정한 광주대교구의 신선한 용단에 너와 나 모두가 발맞춰 함께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21세기 첫 사순절을 앞두고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빈곤과 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 계시며 형제적인 사랑과 나눔을 호소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묵상하자.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실천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며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자. 작은 발걸음이지만 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신명나는 동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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