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의 폭설이라는 눈이 많이 오던 날 우리 「여성의 집」이 이사를 했다.
가정폭력으로 피해받는 여성들의 보호시설인 「여성의 집」개소를 선포한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32평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하면서 잘 운영될 수 있을까,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아무런 전문 지식도 없이, 그 여성들도 하느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오직 그 생각만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마음에는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며, 그분의 도우심이 분명히 계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1년 동안 가슴아픈 사연도 각양각색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살인의 위협을 피해 뛰쳐나와 이곳을 다녀간 여성들이 114명이나 되었다. 잠자리가 부족해 주방에서까지 잠을 자야 하는 것도 죄스러웠고, 이렇게 좁게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상처를 많이 입은 사람들인데 속이 후련하도록 탁 트인 공간에서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름다운 집을 마련해 주셨다. 당신이 사랑하시는 불쌍한 여성들을 위해 하느님은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뜻밖의 장소에 대지 332평에 방이 10개나되는, 정원이 너무도 아름다운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사하는 날 이삿짐 위에 소복이 쌓이도록 쏟아지는 눈도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 올라서 자꾸 기쁨의 눈물과 웃음이 계속 번져 나왔다.
아무 것도 모르고 엄마를 따라나온 아이들은 정원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며 기뻐 추운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다가 커다란 눈사람을 네 개나 정원에 만들어 놓고 좋아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집이 마련되도록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주교님과 총대리 신부님, 복음화국장 신부님, 그리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뜻에 어긋나지 않게 여기에 머무르는 여성들을 사랑으로 보호할 것을 다시 한번 마음으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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