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밥 굶는 설움보다 더 큰 설움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하지는 않을지라도 결코 덜하지 않는 설움이 몸이 아픈 설움이다. 형편이 넉넉해 호화스런 1인용 병실에서 따뜻하게 몸조리를 하고 친절한 간호사를 받는다면 그렇게 서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디찬 냉골에서 지내며, 거동할 기력도 없는 가난한 달동네 노인이라면 그 설움이 어찌 밥 굶는 설움만 못하겠는가.
우리 주변에는 이런 형편에 처해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적지 않다. 특히 독거 노인들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이렇게 극단적인 사정은 아닐지라도 조금만 돌아보면 우리 이웃에는 몸이 아파도 가장 기초적인 치료조차 받을 수 없는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수는 놀랄만큼 많다. 이들은 따뜻한 이웃의 사랑과 보살핌이 없다면 참으로 곤란한 처지에 처하게 된다.
최근 들어 여러 본당에서 이른바 의료 사목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사목의 활동 영역을 넓혀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매우 반가움을 갖게 된다.
사실 각 본당에서 어려움 신자들을 포함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의료사목은 쉽지 않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다른 모든 복지활동과 마찬가지로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다.
나아가 활동 자체가 전문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풍부하게 확보돼야 할 것이다. 의료진의 확보 자체가 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관건이다.
아울러 전문 의료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보조인력이 필요하며 이 보조인력도 역시 최소한의 전문 교육을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정성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의료사목의 실시는 이처럼 여러가지 조건과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지만 그만큼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체제가 완비돼 있는 선진국의 경우 국민 대다수가 결코 형편이 어려워서 의료 혜택을 못받는 일은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생존의 기본적인 조건인 의료 혜택에서 제외되어있는 층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는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계의 이 같은 의료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점점 확산되고 있는 의료사목 활동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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