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신부의 사제수품 장소인 중국 상해 금가항성당의 철거는 한국천주교회사에 있어서 크나큰 손실이다. 당초 3월 10일경 철거예정이던 방침이 지난 2월 4일자 본보 「3월 철거 」보도후 상해시 정부가 철거연기 의사를 밝혀온 것은 참으로 반가운 조처가 아닐 수 없다.
금가항성당 철거문제에 대해 일방적 자세를 견지해온 상해시 정부가 한국천주교회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이같은 입장을 철회하고 성당 철거 및 이전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함께 논의할 한국대표단 구성을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양자 합의하에 철거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진일보한 조처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바이다.
상해시 정부의 이같은 조처를 크게 반기는 것은 금가항성당이야말로 한국과 중국 양구민 모두 함께 지켜내야 할 유서깊은 사적지이기 때문이다. 김대건 신부는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와 같이 한·중 양국민 모두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선각자라는 사실을 깨달는 계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금가항성당과 그 일대는 중국 동부지역 복음화의 산실로 중국교회 자체로서도 반드시 보존해야 할 유서깊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중국교회는 상해교구와 신자들의 힘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고 보고 한구교회의 적극적인 관여를 강력히 희망해왔다. 금가항성당이 한국교회의 주요한 사적지라는 점에서 한국교회가 한국정부와 협조아래 외교적 경로를 통해 적극 나선다면 대안을 통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금가항성당의 철거 이전문제는 우리의 당면문제로 떠올랐다. 당장 한국대표단 구성에 교회당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지에서 금가항성당의 보조과 유지를 위해 특별한 의무와 책임감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해한인천주교회 신자들은 『한국교회와 정부 그리고 모든 신자들이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금명간 구성돼야할 한국대표단에 고국교회의 권위있는 전문가 참여를 적극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금가항성당은 1984년 중국의 개방정책 이래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국교회 신자들의 사랑받는 순례장소로 인연을 이어왔다. 우리로서는 금가항성당을 이전하지 않는 대신 주위의 경관과 어울리는 새로운 성당을 신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부득이 성당이 철거되더라도 최대한 원상복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과 중국교회의 역사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금가항성당의 보존 또는 복구를 위한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다. 한국천주교회 첫사제 김대건 신부의 사제생활 출발지 금가항성당의 보전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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