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가는 길을 나는 아직도 모릅니다. 지금 나는 혼자라는 현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사랑이, 혁명이, 시작되기도 전에 인간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생각이 미쳐 시가 되고, 꿈 속의 꿈이 당신을 향한 기도가 되고 사랑의 힘이 되었습니다. 고요한 수도원에서는 오직 당신의 말씀과 당신의 십자가만이 나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울산광역시 함월산에 첫눈이 내리던 날, 슬프고도 아름다운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아무도 오지 않는 빈 산, 빈 방에서 하루 종일 당신의 말씀 속에서 살았습니다.
사랑과 희망이 필요한 이 시대에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당신에게 갈 수 있습니까.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나도 충분히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나무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는 당신을 향해 묵상하고 있습니다. 울산에 위치한 ‘새 예루살렘 공동체’. 사는 일이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새 예루살렘 공동체로 갑니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도 반성하면서 십자가의 묵상길을 돌면서 당신을 찬미 찬양합니다. 지난 세월의 강물을 두 번 다시 회상하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나에게는 너무너무 귀하기 때문입니다.
종파를 초월한 영혼의 쉼터이므로 나는 새 예루살렘에서 영혼의 카메라로 시와 그림을 창작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실컷 혼자 울고 싶을 때 찾아갑니다. 왕영수 프란치스코 원로신부님께서는 아버지처럼 구체적으로 나의 고통과 눈물을 소통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오십시오. 새 예루살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고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지도 알게 됩니다. 가난이 얼마나 위대한 주님의 선물인지도 깨닫게 됩니다.
아직도 살아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기 희생과 절제를 통해서 기도하셔야 하느님을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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